오늘 2년 10개월만 이산가족 상봉…'아픔 달랠까'

■ 방송: CBS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임미현 앵커
■ 대담: CBS 정치부 황영찬 기자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단이 방북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오늘부터 금강산에서 8.15를 계기로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립니다. 2015년 이후 약 3년만에 재개된 이번 상봉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치부 황영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 임미현>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약 3년만에 이뤄진다는게 맞나요?

◆ 황영찬> 네. 마지막 상봉은 지난 2015년 10월이었는데요. 그뒤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되면서 한동안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약 2년 10개월만에 재개 됐습니다. 차수로는 스물 한번째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하지만 남북은 공식적으로는 차수를 붙이기 보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8.15를 계기로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최근 발전된 남북관계와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를 더 살리겠다는 뜻이겠죠. 오늘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상봉은 크게 두차례로 나뉩니다. 20일부터 22일까지가 1차상봉, 24일부터 26일까지가 2차 상봉입니다.

◇ 임미현> 상봉을 나눠서 진행하는 거군요. 무슨 차이가 있는거죠? 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1차상봉은 우리측에서 신청한 89명의 이산가족들이 북측 가족을 만나는 것이고, 2차상봉은 반대로 북측에서 신청한 88명이 우리측 가족을 만나는겁니다.

1차 상봉에 참여하는 우리측 이산가족들은 어제 속초에 모여 방북 교육을 받았고, 건강검진을 마쳤습니다. 일정대로라면 현재 아침식사를 마친뒤, 금강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를 채비 중일 것으로 보입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단이 방북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임미현> 황 기자, 구체적으로 이번 상봉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주시죠

◆ 황영찬> 네. 1차 상봉에 참여하는 이산가족 89명과 이들의 동행가족, 지원인력 등 모두 560여명이 오늘 방북하게 됩니다. 이들을 태운 버스는 조금 뒤인 8시 30분에 숙소를 떠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출입심사를 받습니다. 이후, 12시 30분쯤 행사가 열리는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오후 3시부터 단체상봉을 통해 68년여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들의 얼굴을 보게됩니다. 그렇게 2박 3일동안 모두 11시간에 걸쳐 단체상봉과 개별상봉 등 6번의 만남을 갖는 일정입니다. 남북은 이번에 새로 객실에서 가족끼리 식사하는 새로 만드는 등 최대한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 임미현> 당국이 배려했다지만, 그래도 65년이 넘는 이산가족들의 한을 달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황기자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갖는 의미를 한번 짚어볼까요?

◆ 황영찬> 네. 이번 8.15를 계기로한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에서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입니다. 그뒤, 고위급회담과 적십자회담 등 남북간의 대화를 통해 이번 행사가 열리게 됐습니다.

그동안 악화일로를 걸어왔던 남북관계 개선이나 신뢰구축에 좋은 영향을 주는건 당연하겠죠.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그런 수준을 뛰어넘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분단이라는 비극 때문에 발생한 이산가족의 한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기회가 2년 10개월만에 다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임미현> 하지만, 이번 상봉행사는 겨우 남북한 100명씩 모두 200명의 가족이 만나는 건데,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네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이금섬(92) 할머니 숙소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황영찬> 맞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7월말을 기준으로 생존한 이산가족의 숫자는 약 5만 6천여명입니다. 이같은 규모의 행사가 500번은 더 열려야 모든 가족들이 만날 수 있다는 거죠. 게다가 생존자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는 85%에 달합니다.

이미 이번상봉에서도 건강상의 문제로 우리측 이산가족 4명이 상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큰 상탭니다. 실제로, 제가 만나본 이산가족들은 북측의 가족들을 만나게 된 것이 기쁘면서도 이번이 생애 마지막은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또 애타게 찾던 북측의 가족이 이미 세상을 떠나 난생처음 보는 혈육과 상봉하게 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77살 되신 이수남 할아버지와 임응복 할아버지 얘기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이수남 할아버지]
"막상 살아계시리라고 믿지도 않고 있다가 생환소식을 들으니까 아 이게 또 다른생각이드네요 .이게 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고, 상설면회소장 같은 게 설치돼있으면 좋겠다."

[녹취: 임응복 할아버지]
"저 같은 경우는 형님 얼굴이 기억이 안나요. 사진도 없지유. 형님 생전에 못만났지만은 같이 사시던 형수님이 있고 그 자식이 있으니까 뭐 어떻게보면 그 반쪽이라도 만난다 그런생각을 해보는거죠."

안타깝습니다. 전면적인 생사확인이나 상설 면회소 설치 등을 남북이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8,15를 계기로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이모저모를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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