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책임 無…삼성 미래기술 육성사업 성공열쇠는 '이것'

중간보고 요구하지 않아 연구몰입 가능

삼성전자 사옥.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시행 5년 동안 지켜온 원칙을 통해 국내 연구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먼저 과제를 선정할 때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연구자는 아이디어 위주로 2장짜리 연구 제안서를 작성하고, 공정성을 위해 연구자 이름과 소속을 숨긴 채 과제의 혁신성과 도전성을 중심으로 심사위원들이 1박 2일간 합숙하며 집단 토론을 통해 서면심사를 진행한다는 것.

서면심사를 통과한 과제는 영문 20장으로 구성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심사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시간 동안 질의 응답을 통해 연구과제의 혁신성, 수행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또 해외심사는 노벨상 수상자가 포함된 해외 심사위원단이 글로벌 경쟁력을 심사하고 국내나 해외 심사를 모두 통과한 과제가 최종적으로 선정된다.

이런 엄격한 심사를 담당하는 심사위원은 국내 약 1,600명과 해외 400명 규모의 풀에서 뽑고 새로운 시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매회 30% 이상은 신규 심사위원으로 구성한다.

두 번째로는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유연한 과제 운영으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고 삼성은 보고 있다.


연구자는 연구 주제와 목표, 예산, 기간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제안하고 연구 목표에는 논문이나 특허 개수 등 정량적인 목표를 넣지 않는다.

또 연구비는 연구 상황에 따라 조기집행과 이월이 가능하며, 초기에 설비 투자가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에 맞춰 지원한다.

매년 연구보고서 2장 이외에 연차평가나 중간 평가 등을 모두 없애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사무국의 담당자들이 연간 1~2회 직접 연구자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과제 지원사항 등을 파악한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연구결과 창출된 모든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은 대학 또는 연구수행기관이 가지게 되며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한 결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실패 원인을 지식 자산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는게 숨은 비결이다.

세 번째로는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출원이나 창업 지원을 통해 연구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돕고, 이 성과가 국내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에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이 특징이다.

특히 ICT와 소재 분야에서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에 필요한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지정테마를 시행해 기술과 인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산업계 전체가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 기업과 연구자 간의 R&D 교류회를 통해 기업은 기술을 수혈하고, 연구자는 연구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50여명의 지정 전문 변리사를 통한 특허 출원 지원, 투자 알선과 마케팅 지원을 포함한 창업 멘토링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넷째 글로벌 리서치 심포지엄(GRS)을 개최해 연구 성과를 세계의 석학들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가짐으로써 연구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연구 성과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로 2017년에 수리과학, 물리학, 화학 분야에서 세 차례 개최된 GRS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등을 포함해 총 220여명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여기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연구 내용과 비전을 알리고 심도 있는 토의를 할 수 있어 도움이 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올해부터는 ‘연구의 글로벌화’라는 GRS의 취지를 살리고 해외 석학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분자신경과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해외로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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