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 '훈풍'···'종전선언' 논의에도 탄력붙을까

한달여동안 교착상태 빠진 북미 대화··· 남북 고위급 회담으로 우회로 찾나
북한이 먼저 대화 제안···미국 내 유연한 움직임 등 비핵화논의 맞물려 종전선언도?

(사진=자료사진)
13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종전선언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올 한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북미 간 비핵화 대화는 한달여동안 교착상태다.

종전선언 논의를 중심으로 북미 대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체제안전 보장의 '첫 단추'로 보고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종전선언 전에 북한이 보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열리는 남북고위급 회담은 3차 남북정상회담이나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종전선언 등 양측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쟁점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거란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북한이 먼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하겠다고 명시했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에 힘을 싣는다. 북미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자 북한이 남북관계를 '우회로'로 활용해 북미 간 대화에 다시 불을 붙이고자 하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선(先)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제재 완화는 없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지만,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에 인도적인 물자 배달을 저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계획안을 승인하는 등 '유연한 조짐'도 함께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에 있어 성과를 얻고 싶어 할 것이란 점도 종전선언을 앞당길 수 있는 하나의 요소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이 얼어붙은 북미 관계와 비핵화 대화를 진전시킬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의 확고한 시각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라면서 "남북 고위급회담과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이 핵시설 신고를 하도록 하고 미국은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카드를 꺼내들도록 하면 합의점이 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 문제를 마무리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도 이번 고위급 회담과 정상회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0일 5부요인 초청 오찬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미 간에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이 결국 북미 비핵화 대화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한 것은 북미 간 대화에서 모종의 진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며 우리 정부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종전선언을 원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 이번 회담과 정상회담은 비핵화 관련 북한에 좀더 한미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북한을 설득할 방안을 중심으로 미국에 북한의 변화된 점을 전달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완화된 태도를 끌어낼 수 있다"며 이번 회담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를 주장하는 미국의 기본 입장이 크게 변화한 것이 아니고, 종전선언에 중국이 더욱 목소리를 높일 경우 미중 간 앙금이 제동장치로 작용할 수 있어 이같은 대외 변수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종전선언에 대한 중국의 영향 등, 이번 회담에서 일보 진전을 이루더라도 돌발변수는 언제나 상존하고 있다.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중재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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