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은 WHO가 인정한 발암물질이다. WHO는 전세계 폐암환자의 3~14%가 라돈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라돈이 검출된 까사미아와 대진침대 모두 제품의 '모나자이트'가 문제가 됐다. 모나자이트는 음이온을 방출한다고 알려진 희토류의 일종이다.
'음이온 파우더'라 불리며 건강의 열쇠처럼 군림해왔던 모나자이트가 실은 방사선 물질을 방출하는 건강의 파괴자였던 거다.
문제는 이 모나자이트가 침대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2008년 발표된 '한국원적외선협회보 39호'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생산된 음이온 제품 90%가량이 모나자이트를 통한 생산방식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동위원소 협회가 진행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생활주변방사선호 종합계획 수립 및 생활주변 방사선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모나자이트는 침대 외에도 모자, 안대, 벽지, 페인트 등 일상과 밀접한 곳곳에 사용됐다.
음이온 제품은 몸에 가까이해야 좋다는 믿음 때문인지 장갑, 손목시계, 마우스패드, 마스크팩 등 신체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는 제품도 많았다.
이런 제품들은 여전히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건강제품을 생산하는 A업체의 경우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음이온 팔찌, 목걸이, 가슴패드 등을 여전히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 중이다.
이런 사례처럼 특허출원을 받았거나 원재료를 명시했을 경우, 그나마 모나자이트를 사용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거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거다.
하지만 모나자이트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추적이 불가능 한 경우도 많다.
허술한 현행법 체계 때문이다.
2012년부터 시행된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일정 수량 이상의 방사선 물질을 수입, 취급할 경우 원자력안전위(원안위)에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원료 물질 수입이 아닌 가공제품의 수입자는 등록 의무가 없다.
모나자이트를 가공해서 만든 제품을 들여와놓고 등록하지 않은 경우, 소비자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 셈이다.
원안위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었다.
원안위 측은 CBS노컷뉴스에 "원료부터 제품까지 추적조사를 할 수 있도록 등록 의무제를 확대하는 등 기존 생방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산업부, 국무조종실 등의 관계부처와 함께 대책을 논의중이라는 거다.
하지만 지난 5월 '라돈 침대' 사태가 터진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범 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지 이미 세달째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너무 늦은 조처다.
이에 여야 할 것 없이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추세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방사선물질 가공제품도 등록하고 안전기준을 전문기관에서 조사받게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역시 관련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하지만 모나자이트가 사용된 제품이 대부분 일상과 밀접한 생활용품인 만큼 국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