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7년 전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 마흔살이던 1970년 <나목>으로 등단한 그녀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기며 한국 문학의 거목이 됩니다.
작가로서의 이력이 정점에 달했던 1990년부터 98년까지 박완서가 했던 일곱편의 대담이 책으로 엮여 나왔습니다. 책 제목은 박완서의 말입니다.
딸 호원숙씨가 어머니의 서재 깊숙히 보관돼 있던 인터뷰 기록을 찾아 모았는데요. 박완서의 진솔하고 담백한 문체는 그녀의 평소 말투에도 배어 있습니다.
"편안한가 하면 날카롭고, 까다로운가하면 따뜻하며, 평범한가하면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려운 작가이다"
박완서를 인터뷰한 고정희 시인의 말입니다. "내가 중하니까 남도 중하다"며 본인을 소박한 개인주의자라고 칭했던 박완서의 균형있는 시각, 삶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역사 속 인물들을 눈앞에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기전체로 위대한 역사책으로 꼽히는데요. 새 책 <사마천의 마음으로 읽는 사기>는 이중에 열전 30편을 새로 편집해 묶은 책입니다.
필요없는 부분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박진감 넘치는 서사를 극대화했습니다. 주인공은 통일 진(秦)나라 이전 시기의 인물이 대부분입니다. 사마천이 먼 시기 이야기를 생동감있게 표현한 반면 자신이 살았던 한나라 시기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다뤘기 때문입니다.
글 읽기가 여행이라면 좋은 안내자기 되고 싶다고 말한 이승수 교수는 사마천의 옛글을 읽으며 그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5년 만에 발표하는 공지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해리는 출간 직후부터 화제를 몰고왔습니다.
최근 출간 간담회에서 공지영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서트) "우리가 지금부터 향후 몇십년동안 싸워야할 악은 아마 민주의 탈을 쓰고, 진보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행하는 그런 무리가 될 것이라는 작가로서의 감을 이 소설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소설은 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세상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 진실을 다루고 있습니다. <도가니>, <고등어> 등에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들춰냈던 공 작가는 악한 인물들의 이중성을 '해리성 인격장애'와 연결짓는데요.
표리부동한 인간들의 행태를 강조하기 위해 페이스북 이미지를 소설에 적용하는 파격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바로 철학의 기본이 되는 원론적인 질문입니다. 칼럼리스트 홍대선씨가 쓴 책 <어떻게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되는가>는 철학자들의 삶을 따라가며 그 답을 쫓아갑니다.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의 어린시절부터 그들이 철학적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합니다.
어릴적부터 병약했던 데카르트는 의심을 통해 근대적 사유의 주체인 '나'를 탄생시켰고, 쇼펜하우어는 고독하고 결핍이 있는 존재로, 니체는 나 자신과 투쟁하는 이기적인 개인을 상정합니다.
영국의 군사사가인 마이클 스티븐슨이 쓴 책 <전쟁의 재발견>은 전쟁터에서 피를 쏟으며 죽어간 병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의 전쟁사가 전술의 승패를 중시하는 위로부터의 역사였다면 이 책은 병사들의 처절한 생존과 죽음을 그리고 있습니다.
선사시대 부족 전투부터 중세 십자군 전쟁, 미국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현대의 베트남전쟁과 이라크전쟁까지 시대적 양상에 주목하며 주변부에 머물던 병사들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1977년 등단 이래 많은 시를 써내며 강렬한 문체로 현실을 고발해왔던 최승호 시인이 신작 시집을 내놨습니다. 제목은 <방부제가 썩는 나라>.
돈을 향한 믿음에 취해 모든 것이 부패해버린 세태를 꼬집고 있는데요. 생태 시인으로도 불리는 작가는 새만금 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물들의 목소리를 빌리는 등 인간의 이기주의로 인한 환경 파괴도 날카롭게 꼬집고 있습니다. 신간과 함께 시집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도 복간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