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고객의 은행계좌 기반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표준 개발과 플랫폼 구축 등도 추진된다.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거래대금을 실시간으로 구매자 계좌에서 인출·지급해 가맹점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세계적으로 활용이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덴마크와 스웨덴은 현금카드를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운용되고 있다. 은행계좌 기반 지급서비스가 취약한 중국(알리페이, 위챗페이), 인도(PayTM) 등에서는 사전 적립한 선불금을 이용한 모바일 선불서비스가 확산 중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노점상까지 위챗페이로 거래할 만큼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보편화돼 있다. 국내 일부 대학과 병원도 중국 유학생의 등록금, 의료비를 각각 위챗페이 등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은은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으로 소비자와 가맹점이 어떤 은행이든 예금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므로 별도 단말기가 불필요하고 관련 수수료 절감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질 기술표준이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 중인 '소상공인페이'(제로페이) 등에 기반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국내에서 최근 신용카드사와 각종 간편결제업체가 제공 중인 모바일 신용카드서비스는 단순히 카드 정보를 모바일 기기에 저장하는 수준으로, 외국의 모바일 지급서비스 혁신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또 모바일 신용카드의 경우 관련 단말기가 전체 가맹점의 1.5% 보급에 그치는 등 매우 부족한 형편인 점 등에 따라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오는 9월 중 모바일 지급서비스 표준안을 마련하고, 11월 중 은행권 공동 모바일 직불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할부 거래'나 '제휴할인' 등 기존 신용카드 거래에 익숙해 있는 소비자들의 호응 여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페이' 등 유사 서비스와의 중복투자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