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직접 '선(先) 기무사 개혁, 후(後) 문건보고 체제 진상조사' 방침을 천명하면서 더이상의 군심 흐트리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기무사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기무사개혁 TF’는 논의를 집중해 기무사 개혁안을 서둘러 제출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기무사개혁 TF’가 이미 검토를 많이 한 걸로 안다"며 기무사의 잘못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뜯어고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의 위법성과 별도로 해당 문건의 심각성을 송 장관이 사전에 인지했는지, 지난 3월 현 기무사령관으로부터 해당 문건 존재 사실을 보고받은 뒤 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는지도 진상조사 대상이다.
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장관을 비롯해 계엄령 문건 보고 경위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잘잘못을 따져보아야 한다. 기무사개혁 TF 보고 뒤 그 책임의 경중에 대해 판단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도 예사롭지 않다.
"송영무 장관을 비롯해 잘잘못을 따지겠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은 향후 송 장관의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되면 단순 경고로 그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의겸 대변인은 "합당한 조치라는 게 경질을 포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단 책임을 다 따져보고 그에 따라서 (문 대통령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해 최악의 경우 송 장관 경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송 장관이 국방장관에 취임한 이후 기무사 개혁 등 국방개혁 전반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청와대로서는 장관 교체가 적잖은 부담이다.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 임명이 문재인 정부 공약이지만 국방개혁을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군을 잘 아는 군 출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육군 위주로 편향된 현 군체제를 바로잡기 위해 해군참모총장 출신 송 장관이 임명된 만큼, 차기 장관 역시 해군이나 공군 출신들에서 찾아야하는 데 이 조차도 쉽지 않다.
지난해 송 장관 내정 전까지 10명에 가까운 인사들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검증 대상에 올랐지만 대부분이 부적격 판단을 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 대체 자원 찾기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