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누구나 3D 프린팅 제작"…판도라의 상자 열렸다

"총기 설계도 공유는 표현의 자유" 주장
대법원·국무부 사실상 수정헌법 1·2조 인정
윌슨 "반자동 소총 스트리밍 서비스 할 것"

코디 윌슨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총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누구나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 제작이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총기사고와 테러, 불법 무기거래로 인한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픈소스 디지털 총기 개발조직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Defense Distributed)의 책임자 코디 윌슨은 2013년 3D 프린터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사제총기 '리버레이터(Liberator)'의 설계도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금속탐지기도 탐지할 수 없는 플라스틱 소재를 기반으로 제작되는데다 엄격한 총기 관리도 불가능해 리버레이터 설계도는 공개되자 마자 며칠 만에 미국과 해외에서 10만 회 이상 내려받았을 정도로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다. 권총 형태의 총기는 조악했지만 실제 살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무부가 나서 불법무기 수출 가능성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설계도를 온라인에서 내리도록 강제하자 윌슨은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누구나 무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한 수정헌법 제1조 '표현의 자유'와 수정헌법 제2조 '무기 휴대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보장한 수정헌법과 국가 안보가 충돌하자 연방 대법원은 2개월 전 심리 거부 결정을 내리고 서로 합의할 것을 권고했다. 사실상 윌슨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윌슨과의 수차례 협의를 거쳐 설계 및 제작 핵심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에서 3D 프린트용 총기 설계도를 온라인에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무부와 법무부가 이같은 개인의 3D 프린팅 총기 제작을 용인하면서 최근 빈번한 총기사고 문제로 총기규제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미국 사회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윌슨은 당장 공유 사이트 defcad.com을 통해 8월부터 3D 프린팅 총기 설계도를 공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IT매체 테크크런치에 이메일을 통해 "현재 우리를 막을 국가적인 법적 장벽은 없다"며 "이 합법적인 승리는 총기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시작이다. 총을 음악처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반자동 소총을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AR-15와 같은 베스트셀러 총기 설계도를 공유할 계획이다.

테크크런치는 윌슨이 주장한 서비스 플랫폼 개념이 아직 불분명하지만 법적 규제가 사라진 것은 확실하다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2002년 냅스터(Napster)를 통한 MP3 파일 다운로드가 열린 것처럼 총기 설계도 또한 자유롭게 다운로드 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총기규제를 강력히 요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수정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또한 침해될 수 없는 가치라고 평가했다.

사법기관과 총기규제 시민사회 단체는 윌슨의 이같은 계획이 등록이 필요 없는 추적 불가능한 총기가 확산되고 일상화 될 수 있다며 개인의 총기 3D 프린팅 제작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defcad.com은 회원 가입만 하면 미국은 물론 세계 어디서나 접속해 3D 프린팅 총기 설계도를 내려받을 수 있어 확산 우려가 크다. 윌슨은 최근 금속가공 기술을 더한 총기 제작도 시연했다.

다만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상업적인 3D 프린팅 총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3D 프린터 및 핵심 장치 제작을 위한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기술과 실무 지식이 있어야 AR-15와 같은 총기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글록(Glock)과 같은 단순한 구조의 플라스틱 권총 사례처럼 총기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모방제품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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