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적이었다가 이후 수교를 통해 우방국이 된 베트남의 역사에 빗대, 북한에 이른바 '베트남 모델'을 제시한 것.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기업가 리셉션에서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나는 어린아이였다”며 베트남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을 소개했다.
그는 “매일 밤 TV에 베트남전 소식이 나왔고, 내가 살던 지역에서도 아들과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한 가정들이 많았다”며 “미국의 역사나 베트남의 역사에서 당시는 어려운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60년대나 70년대에는 미국의 국무장관이 베트남의 최고 정치지도자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어떻게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를 놓고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또 “미국 국무장관이 어떻게하면 베트남과 경제 관계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연설을 할 것이라고 그 당시 누가 생각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이 언젠가는 북한과도 같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경제성장을 이뤄가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있다”고 운을 뗐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때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베트남의 번영과 우방관계에 비춰보자면...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나라(북한)도 같은 경로를 걸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 순간의 기회를 잡는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김정은 위원장)의 것이다. 기적은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 북한에서 그것은 당신의 기적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에 대해 추구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해왔다. 선택은 북한과 그 주민들에게 달려있다”며 “만약 그들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김 위원장은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후속 고위급 회담 직후 북한이 비판적인 담화를 발표하며 회담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베트남의 경험에 빗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번영의 길로 나올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앞서 8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연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세 부분인 평화로운 관계 구축, 안전 보장, 비핵화는 각각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관련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종적인 비핵화에 이르기 전이라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미국도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과 관계 정상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경제 제재는 전적으로 다른 별도의 문제”라며 대북 제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