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처럼 번지는 감성…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노컷 리뷰]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중.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색으로 표현하면 분홍 빛과 푸른하늘 빛이 감도는 파스텔 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고 나면, 이 색이 오랫동안 남는다.

극의 시작 전부터 끝을 장식하는 것이 이 색이다. 강렬하지도 않은 이 색이 관객의 마음에 조금씩 스며든다. 입가에 미소도, 눈가에 눈물도 파스텔처럼 그렇게 번진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돌아왔다. 5년 만이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기념해 세종 시즌으로 돌아온 것이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중.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병헌과 고 이은주의 대표 필모그래피로 자리잡은 동명의 원작 영화(2001)를 뮤지컬화했다.

워낙 큰 호평을 받았던 영화이기에, 어쩌면 뮤지컬로 만드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뮤지컬은 초·재연 때 큰 사랑을 받았고, 다시 공연되지 못하는 5년 동안 수많은 뮤지컬 관객들로부터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 1위(공연 전문 잡지 <더 뮤지컬> 설문 조사 결과)에 꼽히기도 했다.

원작 영화의 감성을 뮤지컬로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장르의 특성상 무엇이 더 좋다는 식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영화는 영화만의, 뮤지컬은 뮤지컬만의 장점이 있다. 이 부분은 취향 차이이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중.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은 영화의 이야기 구성과 흐름을 고스란히 따라가는 동시에 뮤지컬로 보이기 부족한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오히려 뮤지컬이 강조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자기 장르만의 색을 보인다.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오가야 하는 이야기 구성은 어쩌면 뮤지컬에서 구현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었을 수 있는데, 조명을 활용해 영리하게 커버했다. 영화를 본 팬이라면 기발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중.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영화는 인물의 표정이나 소품, 손짓(새끼손가락) 등을 클로즈업하는 방식으로 그 감성을 빠르고 강렬하게 전달한다. 마치 인우의 우산 속으로 뛰어드는 태희처럼 직접적이다.

반면, 뮤지컬은 시간과 넘버를 잘 활용해 감정을 서서히 전한다. 극의 시작과 끝에 나타나는 파스텔 톤 배경처럼 관객에게 감정이 서서히 스며들도록 만든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중.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넘버에 대해서는 엄지를 세울 정도로 훌륭하다.

'그게 나의 전부란 걸', '그대인가요', '그런가봐' 등은 인물의 감성을 전달하는 1차원적 기능을 넘어, 공연을 본 후에도 귀에 맴돌 정도로 노라 자체 멜로디가 훌륭하다.

혹여나 뮤지컬이 영화와 비교해 자기 취향이 아니더라도 넘버 만큼은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공연은 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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