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준희(KBS 축구 해설위원)
◆ 한준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가 이렇게 밝을 수 있습니까?
◆ 한준희> 즐거운 마음으로 <김현정의 뉴스쇼> 연결하게 돼서 저도 아주 기쁩니다.
◇ 김현정> 김병지 선수가 이거 사건이다 이러던데 한준희 위원이 보시기에도 이거 사건 맞죠, 대사건?
◆ 한준희> 대사건이죠. 좀 전에도 앵커께서 설명을 잘해 주셨지만 제가 여기 역사적인 설명을 약간 추가하면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치러졌던 54년 월드컵부터 이번 월드컵 이전까지 단 한 번도 8등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팀이에요.
◇ 김현정> 1954년부터 2018년까지.
◆ 한준희> 2014년까지죠. 2014년까지 단 한 차례도 독일은 8등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고. 외우기도 쉽습니다. 우승 4번, 준우승 4번, 3등 4번, 4등 1번 했던 팀입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런 팀과 맞서서 우리가 2:0 승리. 16강 탈락. 16강에서 집으로 돌려보내버린 거예요.
◆ 한준희> 그렇죠. 그러니까 이 일은 월드컵 역사가 앞으로 장구하게 지속되지 않겠습니까? 항상 인구에 회자될 수 있는 역사의 대사건을 우리가 일으킨 겁니다.
◇ 김현정> 우리가 잘한 겁니까? 독일이 못한 겁니까?
◆ 한준희> 일단 저는 우리가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러냐 하면 독일전이야말로 우리가 여태까지 했던 다른 경기들보다 훨씬 더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완벽했어요. 그리고 수비 조직력에 있어서도 한 명이 제쳐지더라도 그다음 선수가 또 커버를 들어오면서 아주 투지 넘치게 잘 막아줬거든요. 전체적인 조직력이라든가 밸런스 그리고 한 발 더 뛰는 성실성, 여기에 공수 전환의 속도까지 우리가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자, 골을 한 번 우리가 기분 좋게 상기시켜보죠, 골 장면. 김영권의 첫번째 골. 저는 소리를 막 지르고 있는데 갑자기 심판이 커트를 시켜서. 그게 VAR 돌릴 정도로 그렇게 아슬아슬 골 장면이었어요? 어떻습니까, 한 위원님?
◇ 김현정> 심판의 판정이 좀 군데군데 이상한 것들, 우리에게 불리한 것들이 저는 보이던데 어떠셨어요?
◆ 한준희> 맞습니다. 저도 심판의 전체적인 판정 성향이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좀 불리하게 작동을 했다고 저도 확신을 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추가시간도 사실 그래요. 물론 추가시간 중에 시간이 또 소요가 되면 그걸 심판 재량껏 좀 더 줄 수는 있는데 그래도 기본적으로 6분이라고 나와 있는 시간을 9분으로 변경시키는, 공식적으로 변경시키는 것은 저는 사실 이것도 좀 우리에게는 전체적으로 많이 불리한 것의 한 사례라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추가시간에 2골 넣은 거네요.
◆ 한준희> 그렇죠. 결국 노이어 선수에게 멋지게 주세종 선수 인터셉트에 이은 아주 멋진 공간패스로서 손흥민 선수의 두 번째 골을, 정말 독일이 할 말 없을 정도로 추가 골을 넣은 것이 우리에게는 시원하게 아주 잘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9분을 줬다는 게 이례적인 거였어요. 그게 독일에게 유리하게 하고자 준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드는 거였지만 결국 우리가 잘 살려내서 2골을. 어쨌든 한준희 위원님, 이렇게 독일전 잘했는데,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잘하고 완벽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독일전처럼만 뛰었으면 멕시코, 스웨덴 다 이길 수 있는 거였어요?
◇ 김현정> 그렇죠. 저는 그 스웨덴전에서의 작전이 못내 좀 아쉬워요. 독일전 이겼다고 해서 이것으로 그냥 됐다, 위로하고. 이렇게 간다면 또 그냥 모래성 쌓고 끝나는 거 아닙니까?
◆ 한준희> 바로 그렇습니다. 저도 굉장히 예전부터 그것을 강조해 왔는데요. 우리가 모든 문화에서 그렇지만 사실 우리 이번 월드컵 거의 벼락치기 한 겁니다. 평소 실력은 잘 양성하지 않고 사실은 시험 직전에 벼락치기 해 가지고 어떻게 그래도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하나 얻었내기는 했는데 이런 식으로 쌓은 모래성, 이런 식으로 본 시험은 사실 시험 하루 지나면 그다음 날부터 다 잊어버리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우리 축구의 토양 자체가 이 독일전 승리 하나로 인해서 굳건해지지는 않고 이것이 우리의 (축구) 발전에 있어서 뭔가 발전을 보장하는 그러한 승리까지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확실하게 각인을 하고 앞으로는 좀 더 정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잘 다지고 합리적인 준비를 해 나가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아주 좋은 지적입니다. 우리 한줄기 희망 본 겁니다. 그냥 무너진 상태에서 1%의 가능성을 봤다, 이런 느낌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만 살려서 돌아오기를,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를. 이걸 선수들과 감독에게 부탁드리고요. 지금 청취자들 질문도 많이 들어오는데 조현우 선수, 골키퍼 조현우 선수, 해외로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 막 나와요.
◆ 한준희> 해외로 갔으면 좋겠고요. 이번에 보여준 실력 정도면 해외로 못 갈 이유는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충분히 유럽 진출도 가능한 실력인데 다만 골키퍼가 수비라인 전체를 지휘하기 위해서는 외국어가 또 좀 필요해요. 그래서 아마 네티즌 여러분들 이런 말씀도 많이 하실 거예요. 조현우 선수, 돌아오자마자 귀국하는 즉시 영어 공부부터 열심히 해서 외국 갈 수 있는 바탕을 다지기를 아마 바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 김현정> 골키퍼는 의사소통이 되는 언어로 선수들을 지휘해야 돼서. 소리 지르고 이러는 거 많이 보셨죠. 지휘를 해야 된다, 이 말씀. (언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 한준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한 명은 장현수 선수인데 사실은 스웨덴전, 멕시코전에서 부진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질타가 상당히 많이 쏟아졌어요. 장현수 선수는 어떻게 보세요? 좀 마음의 부담 덜었을까요?
◇ 김현정> 절대 안 되죠.
◆ 한준희>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요. 어찌 됐든 장현수 선수는 이번 이 월드컵, 그리고 월드컵으로 오는 과정들을 뭔가 자신의 인생에 또 다른 도약대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 김현정> 신태용 감독도 지난 경기까지 비난 많이 받았는데, 이번 경기에 승리하면서 유임을 할 것으로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거취를?
◆ 한준희> 제가 그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릴 수 있는 형편은 아닙니다마는 일단 제 개인적인 생각은 신태용 감독은 우리 대표팀의 차기 감독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는 근거는 어느 정도 갖췄다라는 사실은 저의 생각이지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이제 감독 누가 해야 된다. 누가 계속해야 된다. 아니면 바꿔야 된다 이 문제보다도 감독을 결정함에 있어서 명확한 기준 그리고 세밀한 프리젠테이션을 받고 우리 축구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청사진을 갖고 있는지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사를 해서 앞으로는 새 감독을 뽑는 프로세스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태용 감독이 유임이 됐든 아니면 다른 한국인 감독이 됐든 다른 외국인 감독이 됐든 그런 과정이 있을 때는 국민 모두가 이것을 충분히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역시 한준희 위원이네요. 정말 적확한 지적해 주셨는데 한준희 위원하고 기분 좋은 인터뷰를 하게 돼서 저도 정말 기분 좋고요. (웃음)
◆ 한준희> (웃음) 감사합니다.
◆ 한준희> 네 아직도 좀 (일정이)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러시아에서 지금 월드컵 해설하고 계시는 분, KBS 해설위원 한준희 위원이었습니다. <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