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피치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수준인 'AA-(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피치는 한국 외에도 대만과 벨기에, 카타르 등을 AA- 등급으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피치는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긴장은 완화됐지만, 여전히 지정학적 위험이 국가신용 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군사적 대립 위험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지난 수십 년간 반복된 긴장의 고조·완화 패턴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합의 이행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고, 깨지기 쉬우며,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이해관계로 복잡해질 가능성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 단기간 내 통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의 재정 상태(balance sheet)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제 성장세에 대해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 지난해 3.1%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성장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10월 평가와 같은 2.8%, 내년 성장률은 2.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정부의 고용 창출·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내수를 강화할 것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또 1인당 국민소득은 AA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반적인 경제발전 수준이 해당 소득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출 둔화, 유가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고, 미국·중국 통상갈등도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평균 3.0%대의 성장률을 유지한 성장세는 한 단계 높은 AA 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빠른 고령화와 저생산성 등으로 중기적으로 2.5% 수준으로 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향후 △ 구조적인 지정학적 위험 완화 △ 신뢰할 정부·공공기관 부채감축 전략 시행 △ 거버넌스 개혁 등을 통해 가계부채 악화 없이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반면 △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대한 악화 △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부문 부채 증가 △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은 하향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