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판문점 선언의 합의 내용처럼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다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상봉이 이뤄지게 된다.
우리측 수석대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를 나서며 "이산가족 5만 7천명의 한을 푸는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 어떻게 하느냐를 잘 (협의)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또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8.15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 또는 인도주의 프로그램을 하기로 했고, 그 일환으로 제가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표 외에 통일부 김병대 인도협력국장 등이 포함된 우리측 대표단은 강원도 고성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22일 오전 적십자회담이 열리는 금강산호텔로 향한다.
박 회장은 북측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석방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든 협상이라는 것은 총론이 우선이 되고 각론이 뒤에 따라와야 하니까 각론이 총론을 훼방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 그걸 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북고위급회담 결과를 브리핑에서 "북측에서 억류자 문제를 관련 기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인도적 사안을 논의하는 이번 회담에서 억류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우리측 대표단은 선을 그은 상태다.
결국, 이번 회담은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8.15를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논의만 됐던 전면적인 생사확인이나, 서신교환, 고향방문 등 근본적인 문제도 논의 될 수 있다.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2015년 10월 이후 3년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게 된다.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지난 2016년 중국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12명의 송환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북한은 올해 초 고위급회담에서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거론했고, 조속한 송환을 촉구하는 논평과 보도를 잇달아 내보낸 바 있다. 북한이 이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연결짓는다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북한은 21일 오후까지 아직 대표단 명단을 보내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사무적으로 바쁘니까 그럴 것"이라며 "곧 명단이 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