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JSA 비무장화 추진…군사분계선 두고 따로따로 경비 전망

"78년 8.18 도끼만행 사건으로 이전으로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탈남·북 귀순자 발생시 조치 방안 등 관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정상이 4.27판문점 선언을 통해 비무장지대의 평화지화대화에 합의한 데 이어 남북 군이 우선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을 우선 비무장화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었던 이 곳이 어떻게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변모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엔사와 북한의 공동경비구역인 JSA는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동서길이 8백m, 남북으로 6백미터에 이르는 장방형의 구역(땅)으로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래 65년 동안 긴장이 유지된 곳이다.

남북 소통과 대화의 장이기도 하지만 2017년 11월 오청성이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수발의 총격을 가한데서 알 수 있듯이 군사적 긴장이 팽배한 곳이다.

지난 4월 27일 세계유일의 분단국가 두 정상이 여기서 만나 역사적인 대화를 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판문점선언을 함에 따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북 모두 JSA 비무장화에 적극적…군,유엔사 논의 곧 본격화

판문점 선언의 후속조치로 지난 14일엔 남북장성급회담이 북측 판문각에서 열렸고 북한이 여기서 남북이 합의한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에 앞서 시범적 조치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판문점선언 이행추진위원회(위원장 임종석 비서실장)가 지난 15일 회의를 열어 이를 적극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군과 유엔사의 논의가 곧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 관계자는 18일 "정부나 군으로부터 아직 특별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며 "유엔사가 기본적으로 한국정부의 입장을 존중하고 때문에 JSA 비무장화도 같은 연장선에서 보면 된다"고 말했다.

JSA에 비무장화는 우선 남북이 합의하고 남측과 유엔사가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다시 유엔사와 북한이 최종 합의하는 절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JSA 관할 책임을 유엔사와 북한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JSA가 완전 비무장화되면 북한과 유엔사의 지휘를 받는 한국군 모두 무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

원래 정전협정은 남북 비무장지대에서는 자기 보호용인 권총과 자동소화기가 아닌 소총만 휴대할수 있도록 했으나 이후 쌍방이 이를 무력화하면서 현재는 남북 군 모두 권총과 자동발사 기능이 있는 소총을 휴대하고 있는 상태다.

◇권총,소총 모두 반입금지되나…귀순 사건 발생시 매뉴얼도 필요

따라서 향후 협상에서는 권총과 소총 모두 JSA 내로 반입을 금지하거나 제한적으로 무기소지를 허용하는 등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대립하고 있는 군이 무장 없이 경비를 하는게 가능한 것인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 관계자는 "무장하지 않은 군인이 경비를 한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무장하지 않고 경비할 필요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탈북·남 귀순이 발생했을 때 쌍방이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도 남북 약속이나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군에 따르면 지난 1984년 판문점을 찾았던 러시아 관광객이 남으로 탈출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져 이 과정에서 북한 경비병 3명이 숨지고 우리 군 장병 1명이 숨졌다.

지난해 11월에도 북한군 오청성이 탈북 귀순하면서 북한군 추격조가 소총 수발을 남쪽으로 쏘면서 판문점 후방에 있던 우리 군이 출동, 비상대기에 들어가는 등 우발적 충돌 직전의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따라서 남북 모두 비무장화를 하더라도 병사나 주민, 관광객 등의 탈남북 상황 발생시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약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군 초소가 군사분계선 남쪽에 있던 78년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긴 어려울 듯"

한편 JSA 비무장화가 되더라도 JSA 공동경비 형태를 1978년 발생한 8.18 도끼만행사건 이전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사에 따르면 북한군이 미군 장교 2명을 도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JSA에는 군사분계선이 없었다.

유엔사가 지휘하는 우리 군의 초소가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쪽 지역에는 없었지만 북한군 초소 4개는 군사분계선 남쪽에 있었다.

유엔사 관계자는 "당시에 북한군 초소 4개가 군사분계선(MDL) 남쪽에 있어 공동경비가 이뤄졌지만 도끼만행사건으로 군사분계선이 만들어지고 북한군 초소는 북쪽으로 철수했다"며 " 비무장화가 논의되더라도 군사분계선이 없었던 도끼만행사건 그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동비구역이더라도 현재의 군사분계선을 유지하면서 남(유엔사)북이 비무장 군인들로 각각 별개의 경비·감시를 하는 형태로 JSA가 경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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