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훈풍'에 접경지역에서도 與 '파란'

- 강원 고성.인제.양구, 경기 포천, 동추천, 양주, 파주 등 접경지역.군사지역서 민주당 '약진'
- 한반도 평화 국면에 지역 주민들 '경제개발 기대감' 상승
- 문 대통령 인기와 더불어 이재명.최문순 도지사 당선인의 지원유세도 한몫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접경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선거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양구 고성 인제 등 접경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아울러 접경지역과 진배없는 파주나 동두천, 포천, 양주, 등 군사시설이 집결해 있는 지역에서도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동두천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차지했던 지역들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평화의 바람'을 남달리 느끼는 주민들

승리의 배경에는 한반도 평화의 바람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장 많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평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느끼는 평화 체감도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보수정권 9년 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늘 있었다.


2015년 8월에만 해도 북한군이 남한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고, 우리 군도 대북 확성기 등을 대폭 가동해 맞섰다. 이런 와중에 일반 주민들은 대피소로 피신하거나 민통선 이남으로 내려와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었다.

아울러 군사적 긴장관계로 제한됐던 접경지역의 경제개발도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동두천시장에 당선된 최용덕 당선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물결이 동두천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이곳에 누가 투자하고 싶어도 박격포가 떨어질까 두려워 못했었다. 주민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동두천은 그동안 안보 도시라는 이유로 많은 희생을 겪어야만 했다"면서 "남북을 잇는 경원선이 동두천을 지나 원산까지 간다. 종전만 선언되면 여러가지 경제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 고성군수에 당선된 이경일 당선인 캠프의 이종우 사무장은 통화에서 "보수 텃밭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가 당선됐다는 것보다 군민들의 인식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이 자부심을 갖게 한다"고 했다.

◇ '문재인·이재명·최문순' 선거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시기에 이뤄졌다.

최근 북미정상회담까지도 문 대통령이 적극 나서 활약한 만큼 문 대통령의 인기가 기초단체장 선거 표심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또 민주당 이재명 당선인과 최문순 당선인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경기도지사와 강원도지사에 각각 도전했다는 점도 접경 지역의 민심을 바꾸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은 지난 대선 이후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성장해 이번 선거에서도 한국당 남경필 후보를 20%p 이상 큰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또 최 당선인은 애초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데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 정창수 후보를 30%p 가까운 큰 표차로 3선에 성공했다.

강원 양구 군수에 당선된 조인묵 당선인의 측근인 고일석 실장은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이번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며 "군민들도 여당 후보인 조 당선인을 밀어주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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