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세용(민주당 구미시장 당선자)
◆ 장세용> 네, 안녕하십니까. 장세용입니다.
◇ 김현정> 새벽이 돼서야 당선이 확정되신 거죠?
◆ 장세용>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기분이 어떠십니까?
◆ 장세용> 많이 담담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약간의 무게감도, 책임감도 느낍니다.
◇ 김현정> 담담하게. 책임감. 그러니까 기분도 좋지만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장세용> 그렇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렇게 느낍니다.
◇ 김현정> 민주당,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보수당이 아닌 당에서 이름 걸고 처음에 출마하실 때 당선이 될 거라고 솔직히, 솔직히 예상하셨어요?
◆ 장세용> 제가 아마 경쟁력은 있을 거라는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 김현정> 개인적으로 나는 할 수 있다. 시켜주시면 잘할 수 있다는 경쟁력은 있지만 그 지형이라는 게 사실은 있잖아요, 환경이라는 게. 그런 면에서는 쉽지 않은 선거라는 생각 하셨을 것 같은데.
◆ 장세용>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상당히 마음속에 우러나오는 투쟁 의식,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승리의 요인이 뭐라고 보세요? 왜 우리 구미 시민들이 한국당, 전통적인 보수당이 아닌 민주당인 나를 찍어줬을까. 요인을 뭐라고 분석하십니까?
◆ 장세용> 지금 구미시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두 분의 시장이 24년간 도시를 경영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떠나가게 만들고 또 많은 노동자들이 떠나가게 만들고. 따라서 이런 현실에 많은 시민들이 불만을 가졌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분들이 이 상황들을 제대로 관리한다거나 또는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을 별로 안 한 것이 많은 시민들에게 실망을 주었고 바로 그 실망의 지점을 제가 정확하게 짚었던 것이 아마 시장이 된 배경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민심. 민심을 정확하게 읽었다는 거 하나와 개인적인 능력. 또 게다가 청취자 김창성 님의 지적처럼 보수표가 거기가 좀 나뉘어졌죠. 무소속 출마가.
◆ 장세용>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한국당이 있는데 또 무소속으로 보수후보가 출마를 하면서 표가 갈린 것도 당선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 장세용>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경선의 과정에서 상당히 잡음을 일으켰고 그런 과정들이 도리어 저에게는 유리하게 작용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아까 이철우 지사 당선자가 이런 말씀하시더라고요. 선거를 쭉 다녀보니까 민심이 바뀐 걸 내가 느낀다. 자유한국당의 '자'자만 봐도 고개를 돌리는 젊은층을 보면서 고개를 돌리며 화들짝 놀란다 이러시더라고요. 우리 장세용 당선자도 구미시 곳곳 선거운동하면서 뭔가 예전하고 다르다는 느낌 받으세요? 그쪽 쭉 사셨던 분이니까.
◆ 장세용> 그렇습니다. 선거 초반에 제가 명함을 들고 갔을 때는 정치 전반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표시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극도의 혐오? 정치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 장세용> 예, "정치가는 거짓말쟁이다. 너는 거짓말하지 않겠느냐." 그런 식의 질문을 수없이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그 보수에 대한 생각에는 어떤 변화들이 좀 있던가요, 구미시의 분위기, 민심.
◇ 김현정> 지금의 보수의 모습에 실망한 표심. 그런 것들이 움직인 게 아닌가. 구미시에서는 커다란 기념사업이 하나 진행되고 있죠.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이게 전국적으로 찬반 논란이 일었을 정도로 큰 이슈가 됐던 사업인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당선자님?
◆ 장세용> 사실 좀 걱정이 됩니다. 선거 막바지에 이런 문제를 두고서 상당히 공격적인 그런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고민합니다마는 저는 기본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역사적인 인물, 역사 속의 인물로 모시는 것이 필요하지 자꾸만 호출해서 현재의 권력과 연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또 새마을이나 박정희 대통령 이 문제를 강조하는 것을 구미의 도시 브랜드로서 어느 정도 힘이 있는 것인지 그런 데 대해서는 앞으로 시민들과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서 한번 이 문제를 풀어볼까 이런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구미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브랜드를 계속 강조해서 기념사업 수백억 들여서 하는 것이 구미시 브랜드 가치에, 이게 이미지에 도움이 되는가. 이런 의문이 든다는 말씀이세요?
◆ 장세용> 그렇습니다. 이 21세기의 새로운 도시 경쟁 시대에 구미가 계속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징, 새로운 마음을 모을만 한 것이 다른 게 없는가. 이런 질문이 제일 출발점이고.
◇ 김현정> 박정희라는 이름 외에 다른 게 없는가, 우리의 힘을 모을. 다른 게 없는가라는 것에 대한 고민.
◆ 장세용>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기념사업은 재검토하시는 겁니까?
◆ 장세용>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존에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박정희 대통령을 존중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그 자체로는 인정하고 또 다른 것이 더 덧붙여져야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아니, 제가 여쭙는 건요, 논의를 다시 해 봐야 되겠다, 이 사업에 대해서. 이 말씀을 하셨길래. 그러면 앞으로도 계획 아직 추진은 안 됐고 계획만 된 것들이 되게 많이 있잖아요. 그것들에 대해서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도민들의 의사를 모아서 없애는 것까지 생각을 하고 계시는가... 이게 궁금해서요.
◆ 장세용> 기존에 만들어진 것도 이미 상당히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연 60억 정도가 부담 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이런 문제를 두고 아주 허심탄회하게 저는 논의를 해야 될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구미시장이 사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해서 이 정도 발언을 하는 것도 저는 처음 접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이 브랜드 가치에 대해서, 구미시 브랜드 가치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검토하겠다, 이 말씀. 잘해 주시고요. 잘해 주세요, 시장님. 정말 어려운 승리를 하신 만큼 잘 이끌어주시기를 바라고 구미 시민들의 뜻을 다시 받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장세용>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자, 민주당 출신 당선자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