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0시4분 세기의 만남을 가진 뒤 10시10분 단독회담을 시작한 두 사람은 약 35분간 통역만을 대동한 채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회담이 끝난 뒤 두 사람은 밝은 표정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확대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 호텔 발코니에서 기자들에게 손짓으로 인사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회담이 끝난 직후 "매우, 매우 좋았다. 훌륭한 관계"라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진 확대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성공적으로 과거를 털었다. 무겁게 우리의 어깨를 짓눌러온 과거를, 그리고 역사적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주의(적) 추측들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그렇게 믿는다"며 맞짱구를 쳤다.
김 위원장은 또 "내가 앞서 말한 것처럼 앞에 도전과 난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극복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말을 받아 "우리는 해결한 거다. 우리는 성공할 것이고, 나는 당신(김정은)과 함께 해결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이 잘풀렸다. 고맙다"고 덧붙여 첫 북미 정상회담에 성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내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특히 존 볼턴 보좌관은 실무 협상 과정에서 CVID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 북한이 실명 비난한 대표적인 '슈퍼매파'이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볼턴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며, 껄끄러울 수 있는 인물이다.
북한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오른쪽 자리를 지켰고,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만큼 김 위원장의 복심으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구면이어서 회담 분위기를 잘 이끌 것으로 보인다.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지난해 4월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이기도 하다. 북한 외교 사령탑의 역할인 것이다.
리 부위원장은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를 지내는 등 30년에 걸쳐 유럽공관에서 근무했으며,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가까이서 김 위원장을 보좌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용호 외무상은 1994년 북-미 3단계 회담에 북쪽 대표단원에 이름을 올린 뒤 2000년 북-미 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등 대미외교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또한, 지난 2011년 발리에서 열린 남북비핵화회담의 북쪽 대표단으로 참여해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 회담 직전에 "함께 협력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큰 문제, 큰 딜레마를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