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승인 있으면 접대도 노동시간…회식은 포함 안돼"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북' 발표
사용자 지휘·감독 여부가 노동시간 판단 기준

부서 회식이나 거래처 고객을 접대한 시간도 노동시간에 포함될까? 회사 지시로 교육을 받거나 출장을 간다면 노동시간으로 어떻게 계산할까?

11일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북'을 내놓았다.

이날 노동부가 언론에 배포한 '근로시간 해당여부 판단 기준 및 사례' 자료를 보면 정부는 노동시간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되어 있는 시간, 즉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아래에 둔 실 구속시간'으로 정의했다.

이 때 사용자의 지휘‧감독은 명시적인 것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것도 포함된다.

특히 실제로 노동시간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때에는 용자의 지시 여부, 업무수행(참여) 의무 정도, 수행이나 참여를 거부한 경우 불이익 여부, 시간․장소 제한의 정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따져 사례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휘·감독 없이 자유롭게 쉬어야 진짜 휴게시간

우선 흔히 헷갈리기 쉬운 휴게시간과 대기시간의 차이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이 보장되야 휴게시간일 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경우 대기시간으로 해석돼 노동시간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아파트 경비원들의 점심 및 저녁식사를 위한 휴게시간이나 심야의 수면시간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식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또 지난해에는 서울중앙지법은 고시원 총무이 고시원 안을 지키며 일한 데 대해 특별한 업무 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더라도 대기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반면 노동부는 국가시험 출제자가 보안상 이유로 합숙하며 출제했더라도 노동시간과 휴게시간이 명백히 구분되고, 독립적으로 쉬거나 잘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자유럽게 이용할 수 있다면 휴게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거래처 접대, 회사 승인있어야 노동시간 포함

사업장 밖에서 일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출장의 경우에는 소정노동시간, 또는 통상 필요한 시간을 노동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다만 출장 등의 경우에는 통상 필요한 시간을 노사가 서면합의를 통해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해외출장의 경우 단순히 근무한 시간 외에도 비행시간, 출입국 수속시간, 이동시간 등 통상 필요한 시간에 대한 객관적 원칙을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하고 그에 따른 근로시간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 업무 수행과 관련된 제3자를 소정노동시간 외에 만나 접대할 경우에도 사용자가 지시 또는 최소한 승인이 있다면 노동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

◇교육·워크샵·세미나 시간도 노동시간 가능…회식은 인정 안돼

교육시간의 경우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교육을 실시한 경우에는 노동시간에 포함될 수 있지만, 노동자 개인이 법정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혹은 이수를 권고받아 교육을 받는 경우에는 노동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자의 직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의 경우 사용자와 노동자가 '훈련계약'을 체결했다면 그에 따라 노동시간 여부를 판단하지만, 계약이 없다면 노동시간으로 간주된다.

이 뿐 아니라 노동부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열린 워크숍·세미나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볼 수 있고, 소정노동시간 범위를 넘어서는 장시간 토의를 가질 경우 연장노동으로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워크숍 프로그램 중 직원 간 친목도모 시간이 포함된다면, 이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애초 단순히 직원 간 단합 차원에서 이뤄진 워크숍인 경우에도 노동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내 회식 역시 사업장 내 구성원의 사기 진작, 조직의 결속 및 친목 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임을 고려해 노동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만약 사용자가 참석을 강제하는 언행을 했더라도 근로계약 상의 노무제공의 일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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