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낮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선거 전날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선거 다음날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열린다. 샌드위치로 껴 있는 상황이다보니 투표율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6회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6.8%로, 2016년 20대 총선(58.0%)이나 2017년 19대 대선(77.2%)보다 낮았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이 열렸을 때엔 48.8%로 추락했었다. 지방선거 투표율 자체가 높지 않고, 이번에도 대형 이벤트가 앞뒤로 자리하다보니 비상이 걸린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보고 8~9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홈페이지에도 '우리동네가 아니더라도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가능!'이라는 대형 배너를 띄우고, 이를 클릭하면 선관위 사전투표소 검색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선거학회 회장을 지낸 김욱 배제대 정치언론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 속에서도 자유한국당 역시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는 점은 눈에 띈다. 홍 대표는 "사전투표에서 우세를 점할 때 본 투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문제는 거기(여론조사)에 현혹돼 우리 지지계층이 투표장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 우세를 나타내는 대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해버리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김 교수도 "보통은 투표율이 낮아지면 젊은층이 빠져 보수진영에 유리하다고 보는데, 이번 선거에선 기존의 보수층, 장년층에서도 '여당이 싫지만, 야당도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아예 기권하는 현상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각으로 보면, 한국당의 투표 독려 메시지는 기존 보수층을 집중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줄곧 50% 선으로 그리 높지 않았고, 낮다고 해서 딱히 보수진영에 유리하진 않은 현 상황을 고려하면 투표율 자체를 이번 선거의 결정적인 변수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