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월드컵에 '투표율 비상'…與野 누구에게 유리?

전문가 "투표율 낮으면 보수진영 유리하다는 기존 분석 적용 어려워"
"보수층 투표 포기 현상 나타날 수 있어"…한국당, 사전투표 독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야 모두 6.13 지방선거 투표율이 선거의 유불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에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진영에 유리하다고 봤던 기존의 전망을 이번 선거에 적용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데다가, '샤이보수층'이라는 변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낮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선거 전날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선거 다음날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열린다. 샌드위치로 껴 있는 상황이다보니 투표율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6회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6.8%로, 2016년 20대 총선(58.0%)이나 2017년 19대 대선(77.2%)보다 낮았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이 열렸을 때엔 48.8%로 추락했었다. 지방선거 투표율 자체가 높지 않고, 이번에도 대형 이벤트가 앞뒤로 자리하다보니 비상이 걸린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보고 8~9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홈페이지에도 '우리동네가 아니더라도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가능!'이라는 대형 배너를 띄우고, 이를 클릭하면 선관위 사전투표소 검색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선거학회 회장을 지낸 김욱 배제대 정치언론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여당인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 속에서도 자유한국당 역시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는 점은 눈에 띈다. 홍 대표는 "사전투표에서 우세를 점할 때 본 투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문제는 거기(여론조사)에 현혹돼 우리 지지계층이 투표장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 우세를 나타내는 대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해버리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김 교수도 "보통은 투표율이 낮아지면 젊은층이 빠져 보수진영에 유리하다고 보는데, 이번 선거에선 기존의 보수층, 장년층에서도 '여당이 싫지만, 야당도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아예 기권하는 현상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각으로 보면, 한국당의 투표 독려 메시지는 기존 보수층을 집중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줄곧 50% 선으로 그리 높지 않았고, 낮다고 해서 딱히 보수진영에 유리하진 않은 현 상황을 고려하면 투표율 자체를 이번 선거의 결정적인 변수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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