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의원 사직서 처리 시한인 14일 이른바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의원 4명의 사직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국회의원 사직 안건 만큼은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라도 처리해야 한다"며 "야당이 이마저도 거부한다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범진보 정당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가세해 '14일 원포인트 본회의'에 부정적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압박했다.
평화당 장정숙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진정으로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의원 사직서 처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정 의장이 14일 본회의 소집을 강행할 경우 의원 사직 안건에 대한 표결처리를 몸으로라도 막겠다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13일 밤 긴급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는 등 내부 결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여야 합의 없는 국회 본회의는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며 얼마 남지 않은 정세균 의장의 임기에 큰 오점을 남기는 행위"라며 "야권의 격한 반발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14일 본회의 개최에 강하게 반대하는 동시에 '드루킹 특검' 관철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종철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과 경찰, 청와대, 여당의 '은폐 전모'를 밝히는 것이 이제는 더 큰 사안이 됐다"며 "종국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거센 공방을 벌이면서도 나흘째 중단 중인 국회 정상화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여당인 민주당의 원내지도부가 교체된 데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 농성을 중단함에 따라 여야 협상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14일 본회의 소집 문제를 시작으로 협상의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전임 지도부와의 인수인계 작업과 원내부대표단 인선, 쟁점 현안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 안으로 야당과 만날 계획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홍 원내대표가 전날 야당 원내대표들과의 릴레이 회동에서 "국회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밝힌 만큼 의원 사직서 처리 시한인 14일 이전에는 어떤 형태로는 야당과 소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홍 원내대표는 13일 첫 기자간담회를 예고한 상태다. 계속되는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여야 간 국회 정상화 협상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한국당에서는 민주당의 새 원내지도부가 드루킹 특검법안과 추가경정예산, 의원 사직 안건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묶음) 협상'에 즉각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나아가 민주당이 협상 실무자인 원내수석부대표를 정하는 대로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협상 라인도 바로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제든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9일간의 단식 농성을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한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이르면 13일 다시 국회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