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행정예고를 통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시내에서 2005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한 모든 경유차의 운행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어겨서 단속에 적발되면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은 규제심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서울시는 당초 2005년 12월 이전 등록한 2.5t 이상 경유차(저공해 장치 부착차량 제외) 120만대를 단속 대상으로 고려했다.
그러나 공청회·토론회에서 운행제한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자 제한 대상을 2005년 12월 이전에 등록한 모든 경유차(저공해 장치 부착차량 제외)로 확대했다. 이런 차량은 서울에 20만대, 전국에 220만대가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전국에 등록된 차량이 2천269만대이니 이 가운데 9.6%가 운행제한에 걸리는 것이다.
단, 수도권 이외 차량(지방 등록 차량)과 2.5t 이하 경유차, 장애인 차량은 내년 2월 말까지 운행제한을 유예한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 저공해를 위한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권민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은 "생계형 차량을 단속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운행제한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예외차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2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해주는 정책을 접는 대신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이들에게 페널티를 주는 '원인자 부담 원칙'을 강조한 정책이다.
미세먼지(PM-2.5, PM-10)와 질소산화물(NOx)의 주된 배출원인 경유 자동차는 배기량이 많은 데다 노후할수록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을 제대로 시행하면 차량 2부제보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단속은 시내 37개 지점에 설치한 운행제한 단속시스템을 활용한다. 올해 10월까지 단속 지점을 5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지방의 경우 저공해 장치 부착을 위한 예산이 충분히 편성돼 있지 않아 운행제한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가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면 비용의 90%(300만원가량)를 지원한다. 차량 소유자는 10%만 부담하면 된다.
이에 따라 지방에 등록된 화물차량 운전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유예 대상에서 빠져 당장 단속 대상이 되는 인천·경기 노후 경유차 소유자의 반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단속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되지만 보통 여름철에는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 첫 단속 사례는 올해 10월 이후 나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