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관 개관 20주년, 이왕가미술관 80주년을 기념해 <내가 사랑한 미술관:근대의 걸작>전을 오는 3일부터 10월14일까지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보유한 주요 근대미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전시하는 것은 물론 건물의 설계도면과 당시 사진 등을 함께 선보여 미술관의 역사와 의미를 재조명한다.
전시 작품도 화려하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설립된 후 실질적인 개관전이었던 1972년 <한국근대미술 60년전>에 출품됐던 주옥같은 근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된다. 70년대 국립현대미술관이 20만원~100만원에 구매하거나 작가들에게 기증받은 작품들은 지금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대작이 됐다.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로 알려진 고희동의 희귀한 유화인 <자화상>은 며느리가 이삿짐 꾸러미 속에서 발견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어렵게 복원했다. 이왕가미술관에서 매입한 뒤 창덕궁의 한 창고에 보관돼 오다가 뒤늦게 발굴된 이영일의 <시골소녀> 등 여러 작품도 소개된다.
추상화의 대부로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우고 있는 김환기의 <론도>를 비롯해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달 두개>, <여름달밤> 등의 작품도 공개된다.
이밖에 오지호의 풍경화인 <남향집>, 이쾌대의 <여인초상>, 장운상 <미인>등을 비롯해 권진규의 조각 <지원의 얼굴> 등 진귀한 근대 미술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근대미술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대부분이 유실됐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이 우여곡절 끝에 확보한 작품들은 후세에 물려줄 국가적 재산이 됐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는 "한국전쟁을 거치며 근대미술품이 많이 소멸됐는데 작품들이 남아있는 것도 기적이고,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된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라며 남다른 의미를 설명했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근대사의 격동기를 거쳐 지금까지 전해지면서 모두의 자산이 된 '근대의 걸작'을 감상하며 한국 근대미술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