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병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의 결론에 대해 "분식회계가 아니다"며 "해당 회계처리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감원은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감리를 완료하고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와 감사인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고 잠정결론을 내린 것이다.
조치사전통지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전에 위반사실과 예정된 조치내용 등을 미리 안내하는 절차이다.
금감원은 국회와 참여연대 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관련 회계처리에 관한 분식 의혹을 제기하고 금감원에 지난해 2월 특별감리를 요청하자 약 1년 동안 특별감리를 벌였다.
분식회계 의혹은 2011년부터 4년 동안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전해인 2015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 기록하며 불거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스피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늘어났고 이 과정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시된 법과 기준에 따라 외부와의 충분한 상의를 거쳐 진행했고 회사 혼자 독단적으로 판단 것은 전혀 없다"며 '향후 단계를 거쳐 충분히 소명할 계획인데 벌써 분식회계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상장 때 모든 회계처리를 철저하게 검증해 삼정·안진·삼일 등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로 회계를 조작해야 할 동기가 없으면 이로 인한 실익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는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소명기회를 얻는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있는 감리위원회 심의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금융위원회 의결 등에서 충실히 입장을 소명할 계획"이라며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행정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삼성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3.44%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따라서 분식회계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면 삼성물산의 실적도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