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에 헛다리 짚고 생떼 부리고 있다"

신장섭 "엘리엇, 판단 실수 인정 않고 자기들 이익만 관철하는 중"

- '내가 이익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신네들이 움직여라'
- 정몽구, 정의선.. 국제적 평균에 맞추는 식의 개편안 택해
- 행동주의 헤지펀드, 비유를 들자면 '금융계의 악덕 정치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4월 24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신장섭 교수(싱가포르 국립대학원)

◇ 정관용> 몇 년 전에 삼성을 공격했던 미국계 투자펀드회사 엘리엇. 다들 기억하시죠? 이번에는 이 지배구조 개편을 시사한 현대차그룹을 향해서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놨네요.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합병해서 지주회사로 만들어라, 이런 제안인데. 이게 어떤 의미일까. 엘리엇 저격수라고 불렸던 분입니다.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교수를 연결합니다. 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장섭> 안녕하세요.

◇ 정관용> 모비스와 현대차 합병해서 지주회사 만들라는 요구는 어떤 뜻입니까?

◆ 신장섭> 한마디로 말해서 엘리엇이 헛다리를 짚은 다음에 생떼를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떤 헛다리를 짚은 거예요, 그러면?

◆ 신장섭> 작년에 공정위원회에서 순환출자를 해소하라고 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이 시작이 됐는데. 엘리엇에서는 현대그룹이 지주회사식으로 갈 걸로 예상을 해서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세 개 회사의 주식을 매입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대그룹에서는 그렇게 가지 않고 지주회사로 안 가고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위주로 합병을 하고 대주주가 세금을 내더라도 사업회사 체제로 가도록 됐거든요.

그러니까 그 현대모비스는 주가가 올라갔지만 엘리엇이 갖고 있는 현대차나 기아차는 주식값이 과연 올라갈지 어떨지 지금 불확실한 상황이 됐거든요.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렇게 되니까 자기들이 원래 헛다리 짚었던 계획대로 해 달라고 생떼를 부린다?

◆ 신장섭> 그대로는 해 달라고는 할 수 없는데 약간 바꿔서 한 것이 제가 생떼라고 하는 건 뭔가 하면 주식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주식투자에서 판단 잘못해서 실수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보통 내가 실수했다, 그럼 팔고 나가든지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든지 그러는데 이 헤지펀드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걸 인정하지 않고 내가 이익을 내야 되니까 내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신네들이 움직여라라고 압력을 넣는 겁니다.

그러면서 합병이 잘된 건지 안 된 건지 이것을 떠나서 이번 합병 건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건인데 현대차의 자사주를 소각을 해라, 배당을 늘려라 이런 요구를 모비스 합병에서 하고 있으니까 생떼라고 할 수밖에 없죠.

◇ 정관용> 그러면 지금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합작을 통한 어떤 지배구조 개편이 과연 옳은 것인지, 엘리엇이 주장하는 모비스, 현대차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개편이 과연 지배구조 개편에 옳은 것인지 그 판단은 어떻게 내려야 합니까?

◆ 신장섭> 그 판단은 관련 주주들이 내리는 거예요. 그런데 현대그룹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국제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다 사업회사 중심으로 되어 있지 지주회사 체제로 돼 있는 데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부품과 엔진 그런 기술을 할 수 있는 모비스가 위에 있고 그다음에 조립하는 회사인 현대차, 기아차가 그 밑에 들어가는 형식이 되고 도요타도 위에 덴쏘라고 하는 회사가 위에 있고 그 밑에 도요타 조립회사가 들어가는 식으로 돼 있거든요.

그런 형식으로 가겠다고 하는 건데 엘리엇의 경우에는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자신들의 장악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지주회사로 분리하는 그 복잡한 방식을 할 거라고 미리 생각을 한 거였죠. 그런데 현대에서 그 방법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엘리엇이 말한 대로 하면 정몽구, 정의선의 지배력은 더 강화되는데 오히려 정몽구, 정의선은 수 조원 돈을 내더라도 국제적 평균에 맞추는 식의 개편안을 선택했다, 이렇게 평가하신 거군요, 지금?

◆ 신장섭> 네.


◇ 정관용> 정작 엘리엇은 지금 현대차나 기아차, 모비스에 몇 퍼센트쯤 지분을 갖고 있대요?

◆ 신장섭> 다 합쳐서 그냥 평균 한 1.3-1.4% 정도밖에 안 되죠. 굉장히 작은 지분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정도 지분에서 이런 요구를 한 게 그럼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 신장섭> 그런데 지금 세계 금융시장의 현실이 지금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라고 하는 데들은 비유를 들자면 금융계의 악덕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악덕 정치인들이 겉으로는 사회정의를 내세우면서 뒤에서 자기 이익을 챙기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그런데 악덕 정치인은 자기가 행사할 수 있는 표는 한 표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힘을 행사를 하냐면 다른 사람들을 끌어 모아서 그 표를 갖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행동주 헤지펀드라고 하는 애들은 자기네들의 표는 적지만 지금 기관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회사들의 지분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 신장섭> 그런 역량이 있으니까 또 그 뒤에다가 돈을 대고서는 그렇게 계속 돈을 벌게 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또 줄을 서고 그렇게 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러면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작해서 지주회사로 만들어라, 그리고 또 현대차 주식을 자사주 소각하고 배당을 늘려라 그러면 현대차의 주가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습니까?

◆ 신장섭> 그것은 장기냐 단기냐에 확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자사주 소각이라는 것을 보면 자사주는 어떻게 되는 건가 하면 회사가 갖고 있는 현금으로 자기네 주식을 주식시장에 가서 사는 거거든요. 그런 다음에 그런데 그것을 소각을 하는 거니까 회사의 가치 입장에서 보면 주가가 안 올라간다면 그것을 현찰로 회사에 갖고 있건 주식으로 갖고 있건 아무 차이가 없는 겁니다.

가치 상승에는 차이가 없는데 왜 이 헤지펀드나 이런 사람들이 단기 이익을 얻기 위해서 자사주 매각을 하라고 그러냐면 주식시장에서 주가를 계산할 때 EPS라고 주가수익률을 하는데 그 자사주 매입을 하게 되면 한 회사가 수익은 똑같이 나더라도 주식의 숫자가 줄어듭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신장섭> 그러니까 주식 숫자 대비 이익률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니까 단기적으로 올라가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이 주장에 동조하는 현대차 주주들을 자기들의 세력화시키려고 하는 행동이다 이 말씀이신데.

◆ 신장섭>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세력화가 이루어져서 이번에 이들의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없다고 보세요?

◆ 신장섭> 저는 현대모비스 합병의 경우에는 관철될 가능성이 오히려 적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건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의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현재 있는 상황에 대해서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엘리엇 같은 경우에는 그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을 오히려 더 많이 갖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것까지 올라갈 수 있는 대책을 지금 같이 내놔라 하는 거니까 거기에 대해서 같이 동조할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그것에 좀 회의적입니다.

◇ 정관용>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신다.

◆ 신장섭> 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헛다리 짚은 뒤에 생떼 부리는 거다. 이 표현이 적절해 보이는군요. 오늘 고맙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신장섭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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