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한 우리 경제의 자원배분 효율성 하락' 보고서에서 통계청이 발표하는 '기업활동조사'를 사용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기업의 총생산성 증가율 둔화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전체 기업의 총생산성 증가율을 노동생산성을 이용해 분석하면 매년 0.7%p, 총요소생산성을 이용해 분석하면 매년 0.4%p 가량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석기간을 최근 4년 동안으로 한정하면 효율성 하락폭이 더 확대되서, 노동생산성 분석에서는 1.5%p, 총요소생산성 분석은 1.8%p씩 해마다 낮아졌다.
실제로 2011년 이후 기업 간 자원배불 효율성은 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를 제한한 대규모 기업집단(이하 공정위 기업집단)의 계열사에서 하락했다.
조 위원은 기업을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여부에 따라 각 부문별 자원배분 효율성이 전체 기업의 연간 총생산성 증가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폈다.
그 결과 공정위 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기여도는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에는 총생산성 증가율을 노동생산성은 2.4%p, 총요소생산성은 3.6%p 낮췄다.
반면 독립기업을 유지한 기업의 기여도는 증감을 반복하면서 뚜렷한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자원배분 효율성에 대한 독립기업의 기여도는 두렷한 추세가 보이지 않았지만, 공정위 기업집단 소속인 대기업의 기여도는 위와 같이 감소해 2015년 기준 총생산성 증가율을 노동생산성은 3%p, 총요소생산성은 3.8%p 낮췄다.
피라미드 형태의 소유지배구조를 갖는 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자본을 한 단위 더 사용할 때 증가하는 생산량인 '한계자본생산성'이 독립기업보다 전반적으로 더 낮았다.
바꿔 말하면 집단기업이 점유 하고 있는 자본을 독립기업이 가졌다면 경제 전체적으로 더 많은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총요소생산성이 비교적 높은 점으로 미루어보면 이들의 기술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기업집단에 의해 노동과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 왜곡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생산성이 낮은 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시장에 더 오래 머물면서 자원배분 효율성을 하락시키고 있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조 위원은 "생산성이 아닌 소유지배구조의 차이 때문에 기업의 성장률이 차이가 날 경우 그릇된 자원배분으로 이어져 거시경제의 성장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 위원은 지주회사 제도를 정비하고, 소유지배구조의 괴리로 인한 기업집단 내부의 그릇된 자원배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인적분할을 통해 추가 자본투입이 없는 지배주주의 지배권 확대, (손)자회사 지분요건 완화 등은 기업집단 소속 기업과 독립기업 간 자본조달 능력의 격차를 확대해 자원배분 효율성의 하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배주주의 과도한 지배력 행사로 인해 기업집단 소속 기업 간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경우 지배주주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다양한 규율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