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추가대책' 발표 전날밤 취소된 까닭은…

환경장관 5일 발표 예고했지만…李총리 "수거부터 집중하라" 일갈

환경부 김은경 장관
이른바 '수거대란'에 환경부가 수도권 재활용쓰레기 문제 후속 대응방안을 발표하려다 돌연 취소했다.

환경부는 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제33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수도권 재활용 쓰레기 문제 대응방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또 회의를 마친 뒤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은경 장관이 직접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응방안을 브리핑하겠다고 전날 예고했다.

하지만 사전 대책보고를 받은 이 총리가 "현장에서 재활용 쓰레기가 제대로 수거되지 않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제도개선보다는 비상수거대책이 시급하니 수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응방안이 안건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환경부는 대응방안 발표를 언론에 예고한 지 5시간 30분여 만인 4일 오후에 브리핑 계획을 취소됐다.


이 총리는 같은날 국무회의에서도 "중국이 재활용쓰레기 수입을 중단한 것이 지난해 7월, 실제 수입을 중단한 것이 올해 1월"이라며 "이렇게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작년 7월부터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질타한 바 있다.

이어 "제때 대처하지 않고 문제가 커진 뒤에야 부산을 떠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라며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업계와 협의하며 확실한 대책을 마련, 조속히 시행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환경부가 내놓으려던 대응 방안에는 재활용쓰레기 양을 줄이기 위한 종합적인 제도 개선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환경부는 48개 수거업체와 합의해 폐비닐 등을 정상 수거한다고 밝히면서 수거 국면이 마무리됐다는 판단 아래 제도 개선 및 수거업체 지원 등에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수도권 일부 수거업체가 "환경부 방침에 직접 동의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그동안 업계 내부에 누적된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재활용 쓰레기 수거 거부 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처럼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문재인정부 들어 개발보다 환경에 집중하는 '에코 드라이브' 정책으로 힘을 받던 환경부도 졸지에 된서리를 피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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