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지난 3일 끝난 톈진과 2017~2018 중국여자프로배구리그 챔피언결정 7차전을 끝으로 소속팀 상하이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중국리그 올스타전까지 치르고 나면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된다.
4일 귀국 인터뷰에서 중국리그에서의 즐거운 기억을 유독 강조한 김연경이라는 점에서 내년 시즌도 중국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남았다.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상하이는 일찌감치 김연경에 재계약을 요청했을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됐다.
여기에 과거 김연경이 몸담았던 터키와 일본 등에서의 러브콜도 받았다. 곧 전성기가 끝날 나이가 됐다는 점에서 전격 V-리그 복귀 가능성도 거론됐다. 2018~2019시즌을 대비해 새로운 소속팀을 찾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머리가 복잡할 김연경이지만 더욱 고민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국가대표팀 차출과 국제대회 출전이다.
최근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여자 배구대표팀의 전임 감독으로 차해원 감독을 선임해 다음 달 시작하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진천선수촌에 대표팀을 호출한다. 차해원 감독도 ‘에이스’ 김연경의 몸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수차례 중국을 찾아 직접 경기를 지켜봤다.
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에 이어 8월에는 아시안게임, 9월에는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 차례로 출전한다. 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와 세계선수권대회는 김연경이 기대하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과 직접 연관이 있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선수 본인도 출전에 적극적이다.
아시안게임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4년 전 김연경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금메달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중요도가 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나 세계선수권대회보다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리우 올림픽 메달 도전이 아쉽게 무산된 만큼 김연경은 자신의 마지막 출전이 될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올여름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2018~2019시즌 개막 전까지 대표팀이 앞둔 많은 일정에 대해 김연경은 “(대표팀 차출은) 내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차해원 감독님, 대한민국배구협회와 잘 상의해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금메달을 한번 따봤기 때문에 그 기분을 알고 기쁨을 잘 안다"면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금메달에 도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평소답지 않은 다소 소극적인 뉘앙스였다. 고된 대표팀 일정에 벌써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한 김연경이었다. 대표팀 구성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김연경이지만 그의 활용법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