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숨 돌린 신동빈…한국 핵심계열사 경영권 유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면세점 로비로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을 잃었지만 한국내 롯데그룹 주요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게 돼 구속으로 인한 파장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한국내 롯데그룹의 핵심 5개 계열사는 23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어 새 이사선임과 2017년 사업보고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신동빈 그룹회장의 거취문제였다.

5개 회사의 사내이사직을 갖고 있는 신 회장은 임기가 도래한 롯데쇼핑,롯데제과 두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다시 선출돼 이사회가 열린 5개 회사의 사내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신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와 지주사인 롯데지주에서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늘 이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신동빈 회장의 제과, 쇼핑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였다"면서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변이 발생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었지만 옥중상황이어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구속된 직후인 지난달 21일 '구속됐다'는 이유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날 이사회에 롯데그룹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신동빈 회장측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지지표 이탈방지에 역량을 모은 것으로 알렸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경영진의 진퇴여부가 결정되는 국내기업의 관행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일의 롯데 전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내는 포부를 가진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사수로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비록 한국내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일본주주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상황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내 핵심계열사의 경영권을 지켜냄으로써 한일 주주들의 재신임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에서 얻은 시간적 여유를 바탕으로 일본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주)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한국내 경영권 다지기 등 향후 그룹 장악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롯데계열사들은 △디지털 강화와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 등을 그룹의 핵심전략으로 제시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GE나 네슬레가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것만 봐도 롯데 역시 글로벌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