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9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한 국회의원이 한 말이다.
이 발언은 1년 반이 지난 지금의 청와대발(發) 개헌 논의와 정확이 맞아 떨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요구안 개헌 논의에 대해 국회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오는 26일 정부안을 발의하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청와대는 개정안 내용을 사흘에 걸쳐 공개하면서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
이런 높은 '싱크율'을 봤을 때 발언의 주인공은 여당 의원일 것이라고 추측하기 쉽지만, 전혀 의외의 인물이다.
이 역시 6.13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과 매우 흡사하다. 다른 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하는 것은 비용이나 투표율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저는 이때(2017년 4월 보궐선거)를 개헌 투표일로 삼아서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만 개헌 시기를 지금보다 1년 이상 앞당겨졌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올해 6.13 지방선거때 치르는 게 좋다고 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환경이 무르 익었다며 서두를 것을 주문했다.
"유례없는 지금 개헌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개헌 요구는 국민이 바라는 시대정신입니다."
개헌이 자칫 '경제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대 논리와 같은 취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김 원내대표가 정부 역할을 강조한 부분이다.
"헌법 128조 1항은 대통령의 헌법개정 발의 권한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역대 사례를 보더라도 정권의 의지가 없으면 개헌은 요원합니다. "
하지만 막상 문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대로 6.13선거때 개헌을 추진하려고 하자 김 원내대표는 돌변했다.
특히 지방선거와 동시 추진에 대해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쭉정이, 곁다리 개헌을 반대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알짜 개헌을 이룰 것입니다. 개헌은 절대적으로 국민의 몫입니다"(지난 1월 15일 원내대책회의)
1년 반 전만해도 국민들의 여론이 비등하다며 개헌을 부르짖었지만, 반대할 때도 '국민'을 앞세웠다. 그러나 모든 여론조사에서 개헌에 대한 지지율은 매우 높게 나오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시한 6개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니 '개헌 찬성', '개헌 필요' 의견이 62.1~76.9%에 달했다.
또 개헌안 국민투표와 6·13 지방선거 동시 실시에 대해선 응답자의 80% 이상이 찬성했다.
김 원내대표가 청와대가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 자체를 두고 '관제 개헌'이라고 극렬히 반대하는 모습은 '정부 주도 역할론'을 강조했던 것과도 하늘과 땅차이다.
요지는 국민의 입장도 개헌 주변환경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달라졌을 뿐이다. 김 원내대표가 개헌을 놓고 정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이유다.
과연 국민들은 김 원내대표의 '화려한 변신'을 어떻게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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