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추웠던 겨울, 노숙인들 어떻게 버텼나?

서울역 응급대피소 (사진=서울시 제공)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노숙인들의 겨울나기는 그 어느때보도 혹독했다. 방한 물품 지급과 응급잠자리 제공 등 서울시의 노숙인 겨울나기 지원도 예년보다 다양하고 발빠르게 이뤄졌다.


작년 11월 16일에서 올해 3월 15일까지 서울시 겨울철 보호대책 추진 기간에 총 8회에 걸쳐 23일간 한파특보가 발령됐다. 이전 겨울보다 4.6배 한파 특보 발령기간이 길었던 것.

한파가 몰아칠때마다 서울시 노숙인 보호시설에도 비상이 걸렸다. 직원들은 주로 심야시간에 순찰을 돌며 최대한 노숙인들을 응급대피소 등으로 안내했다. 단체 생활에 거부감을 보이며 노숙을 고집하는 이들에겐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핫팩이나 보온 물통을 2시간마다 지급하며 상태를 살폈다. 겨울옷 등 부족한 구호물품 마련을 위해 민간 의류업체와 협약을 맺고 의류용품을 지원하는 긴급행사를 열기도 했다.

다가서기종합지원센터 이수범 실장은 "단체 생활에 꺼리는 노숙인들은 대피소에 오지 않고 거리에서 잔다"면서 "시간대별로 그분들이 자고 있는 공간을 순찰하면서 위험한 상황은 아닌지 계속 체크했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서울시내에서 응급잠자리 이용자 수는 하루 평균 786명에 이른다. 서울역응급대피소 등 11개 시설이 수용한도를 넘어설 경우 고시원 등 응급쪽방을 활용해 노숙자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했다.

올해는 특히 경찰이나 공무원의 위기신고 건수보다 시민들이 노숙인 위기대응콜센터 등을 통해 신고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노숙인 보호시설의 한 관계자는 "동절기 (노숙인)보호사업에 들어가면 야간에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심야시간대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었다"면서 "동절기가 끝날 때까지 동사 사고가 한 건도 없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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