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대통령 개헌안'의 발의 시한으로 계산되는 오는 3월 21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사를 굳게 다지고 있다고 청와대 참모들은 전했다.
정부 형태 개편은 여야간 이견이 첨예해 이번 대통령 개헌안에 담길지 여부가 확실치 않지만, 문 대통령은 "4년 중임제(1회에 한한 연임제)가 채택된다면 차기 대선부터는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를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6월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헌을 앞당길 필요가 있고 지금이 적기라는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 개헌 자문안을 만든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오찬을 겸하며 자문안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실시는 지난 대선 당시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약속한 것인데, 국회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며 국회를 작심 비판했다.
이어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가 앞으로도 진전이 없다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개헌발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 文, '4년 연임제' 선호
문 대통령은 자문특위의 보고가 다 끝난 후에도 거듭 6월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한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이번에 대통령 4년 중임제가 채택된다면 차기 대선부터는 대통령과 지방정부의 임기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대통령 임기는 5년·지방정부의 임기는 4년인데,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한 만큼 임기가 2022년 5월까지기 때문에 시기상으로는 지방선거 실시 시점(6월)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문 대통령의 말처럼 대통령 임기가 4년으로 줄어드는 개헌안이 통과돼 차기 대통령부터 적용된다면, 약간의 시기를 조정해 2022년부터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 대통령 임기 중에 세 번의 전국 선거를 치르는데 여기에 대한 국력 낭비가 굉장하다"며 "개헌을 하면 선거를 두 번으로 줄일 수 있다. 대통령과 지방정부가 함께 출범하고, 국회의원 총선거가 그 사이에 있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4년 중임제는 1회에 한해 한번 더 대통령을 할 수 있는 '1회 연임제'를 뜻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임이라고 하면 두 번 세 번, 차기 대선에서 떨어져도 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뜻처럼 비춰지지만 여기서 말하는 중임제란 한번만 연임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 대통령안 발의돼도 4월까진 국회 논의 가능
문 대통령은 오는 3월 21일까지로 계산되는 대통령 발의 시한까지 개헌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통령은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21일은 6월 13일 지방선거일을 기준으로 날짜를 역산한 결과다. 대통령안 발의시 국회가 60일 이내에 심의를 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대통령은 60일을 보장해줘야 하고, 국민투표 실시의 경우 공고를 18일 이상 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이를 더해 약 80일 정도의 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다고 해도 국회는 논의를 지속할 수 있다. 국회의 경우 여야 합의로 개헌안이 발의되면 20일 동안 개헌안을 공고하도록 돼있다. 마찬가지로 18일의 국민투표 공고 기간이 필요하다고 계산하면 약 40일 정도의 시한이 필요해, 역산하면 4월 28일까지가 국회 논의의 시한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일 4월 28일까지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발의된다면 대통령 안은 철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