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신기욱 "북한의 묵묵부답? 미국과 물밑 접촉 중"

- 즉석 회담제안? 백악관도 몰랐다
- 메시지 조율 후 북미회담 확정할듯
- 트럼프 대북스케줄, 2년뒤 재선에 초점
- 대화는 이제 시작…페이스 조절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기욱(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서 5월에 북미 정상회담 소식까지. 참 한반도가 격변의 상황입니다. 뉴스쇼에서는 계속 국내의 시각으로 이 한반도 상황을 분석해 드렸는데요. 오늘은요. 미국 내부의 시각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겠습니다. 도대체 지금 워싱턴에서는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에 미국 내부의 장애물들은 없는 건가. 미국 연결합니다. 재미 학자세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신기욱 교수님 연결을 해 보죠. 신기욱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신기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랑 6개월 만에 만나시는 거네요?

◆ 신기욱> 제가 작년 9월 초에 한 번 인터뷰했던 것 같은데 딱 6개월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때가 9월 3일 6차 핵실험 직후에 저랑 인터뷰하셨어요. 그때는 그야말로 북한과 미국이 강 대 강으로 치닫던 상황.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불안감이 막 소용돌이치던 그 무렵이었는데. 그때 신 교수님이 뭐라고 하셨냐하면요. '빠르면 6개월 안에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거다' 저한테 그러셨어요.

◆ 신기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저는 그래서 속으로 무슨 근거로 이렇게 낙관을 하시지? 이렇게 자신 있게 말씀하셨다 이거 오보 내는 거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까지 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그 예측이 딱 맞아떨어진 거네요.

(사진=자료사진)
◆ 신기욱>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뭘 보면서 그때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 신기욱> 결국 제가 그때 말씀드린 거는 '한 6개월에서 한 12개월 사이에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기술을 아마 어느 정도 완성한 단계에 가지 않겠는가. 그랬을 경우에는 아마 이제 아주 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 갈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 김현정> 핵무장 완성에 가까울수록 왜 대화 국면이 돼요?

◆ 신기욱> 북한이 핵만 갖고 살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 신기욱> 그러니까 자기들이 추구하는 게 소위 병진정책이라고 하는데 일단 어느 정도 핵이나 미사일을 보유한 다음에는 경제라든가 또 지금 많이 나오는 정상국가 이런 식으로 가야 되기 때문에. 결국은 핵만 갖고 나는 그냥 이것만 갖고 살겠다,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이제 말씀을 드렸던 거고.

◇ 김현정> 대화가 시작될 거라고 그래서 예측을 하신 거군요. 핵 완성이 가까울수록.

◆ 신기욱> 그렇죠. 그다음에 이제 트럼프의 경우는 사실은 계속 군사 옵션 이야기를 했고 또 그럴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또 이분이 원칙론자라기보다는 현실에 기반한 굉장히 협상을 즐겨 하기 때문에 아마 좀 베팅을 할 만하다 이렇게 보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 김현정> '북한 입장에서도 트럼프는 베팅을 할 수 있는 지도자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봤을 때 6개월 전에 지금과 같은 상황 예측이 가능했다' 이런 말씀.

◆ 신기욱>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예측을 하셨다 하더라도, 지난주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고 '오케이, 5월에 만나자.' 이 장면은 신 교수님도 놀라셨죠?

◆ 신기욱> 그렇죠.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하고 안 놀라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 김현정> 놀라기도 하고 안 놀라기도 하는 게 뭐예요? 안 놀란 사람들은 어떻게 합니까?

◆ 신기욱> 놀란 거는 정말 그렇게 갑자기 미국이 정상회담 카드를 받는 거에 대해서는 상당히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역시 트럼프구나, 그런 면에서는 저희가 안 놀란 부분이 있죠.

◇ 김현정> 트럼프라면 가능하다?

◆ 신기욱> 정상적이면 '잘 알았고 우리가 며칠 논의한 다음에 통보를 하겠다.' 그렇게 답을 할 건데요. 제가 놀란 게 뭔가 하면 사실 미국 시각으로 저녁 7시에 발표를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사실은 당일날 점심을 정부 내 조금 중요한 분하고 점심을 했는데.

◇ 김현정> 정부의 고위관계자하고요?

◆ 신기욱> 저보고 '특사단이 오기 때문에 자기가 점심을 하고 자기도 백악관으로 가야 된다, ' 그래서 제가 '이번에 특사단이 트럼프를 만날 것 같으냐' 물어봤거든요. 저보고 '아마 금요일날 오전에 만날 것 같다.' 이 정도 귀띔을 해 줘서 그러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오후 저녁 때 돼서 '갑자기 중대발표가 있다'하고 7시에 발표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 김현정> '5월에 북미 정상회담 합시다' 이 소식 나오고 난 뒤에 고위관계자들 반응은 어땠어요?

◆ 신기욱> 아까 말씀드린 대로 미국 대통령이 급하게 즉흥적으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상당히 조금 놀라면서 우려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이십몇 년 동안 정공법이 다 실패를 했기 때문에 트럼프 식의 기회를 주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하는 희망도 소수이기는 하지만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강경파들이 반대하는 건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강경파 말고도 정부 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이 말씀이세요?

◆ 신기욱> 아마 북한은 지난 9월부터 준비를 계속하고 왔을 거예요, 지금까지. 준비가 많이 돼 있고 그것에 비해서 미국은 이제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그러한 좀 우려라든가 이러한 점이 있죠, 워싱턴에는.

◇ 김현정> CIA나 이런 쪽 이야기도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정보 관계자, 정보당국 이런 쪽 이야기?

◆ 신기욱> 제가 자세한 얘기 드리기는 그런데요. 아마 북미 간에도 물밑접촉은 있었던 것 같고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지만은.

◇ 김현정> 그동안에요?

◆ 신기욱> 그리고 지금 이제 한 가지 저희가 중요한 거는 정상회담을 동의하기는 했지만 사실 미국과 북한이 직접 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한국이 중간에서 이 이야기를 한 것이고. 사실 이것도 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지만 발표도 백악관에서 한 게 아니고 한국 대표단이 했고. 그다음에 아직까지 북한이 제가 알기로 아직까지 반응이 없거든요, 공식적으로.

◇ 김현정> 없습니다. 5월 제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더 이상 반응이 없습니다.

◆ 신기욱> 반응이 없죠. 그런 게 왜 그런가 하는 거를 저희가 추측을 해 볼 수 있는데.

◇ 김현정> 뭔가요?

◆ 신기욱> 제 생각에는 아마 북미 간에 물밑접촉이 있지 않는가. 그리고 이제 한국 팀에서 한 얘기를 미국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약간 크로스체크라고 그럴까. 한국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좀 정확한 의미라든가 메시지를 체크해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도 좀 듭니다.

◇ 김현정> 미국이 체크해 보고 있는데 왜 북한이 왜 아무 대답을 안 내놓습니까?

◆ 신기욱> 그러니까 서로 물밑접촉을 하면 시간이 좀 걸리겠죠. 서로의 의도라든가 정확한 메시지 같은 걸.

◇ 김현정>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 신기욱> 확인이 되면 북한하고 미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까.

◇ 김현정> 주변 분위기들, 백악관 분위기, CIA 분위기 이런 쪽 얘기는 해 주셨어요. 그러면 궁금한 게 트럼프는 왜 이런 파격 행보를 보였을까? 트럼프라는 사람은 철저히 국가 이익, 자기 이익. 이익에 기반해서 움직이는 사람 아닙니까? 지금 뭐가 이익이라고 생각했길래 이렇게까지 파격 행보를 보였을까. 저는 이게 궁금해요.

◆ 신기욱> 이게 사실 굉장히 중요한데요. 제가 볼 때는 아마 본인의 어떤 정치적인 이해관계하고 굉장히 잘 맞지 않는가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제 11월에 중간선거가 있는데. 지금 트럼프가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코너로 몰리고 있거든요. 러시아 선거 개입이라든가 또 본인의 스캔들 문제도 있고 그다음에 무역 문제로 지금 제가 워싱턴 갔을 때 주요 경제 보좌관이 사임을 하고. 굉장히 어수선하거든요, 사실은. 그러한 상황에서 만약에 이제 중간선거 전에 어떤 북한하고 어떤 진전이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되겠죠. 왜냐하면 지금 트럼프 입장에서는 내가 이제 압박을 했기 때문에 북한이 테이블로 나온 거라는 인식이 강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게 홍보할 수 있죠.

◆ 신기욱> 그래서 아마 제 생각에는 이번 중간선거 전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그다음에 2년 후에 아마 재선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비핵화라든가 더 큰 딜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북한 지도자하고 만난 사람이 누구냐. 아무도 없다. 결국은 내가 한다라는 것을 가지고 11월 중간선거 임할 것이고 그 후에 2년 뒤 선거를 바라보고 비핵화 스케줄을 쭉 갈 것이다.' 그러면 철저히 자기 이해관계에 기반해서 움직이는 트럼프라는 걸 감안할 때는 그거 2년 뒤에 정말로 비핵화까지 차근차근히 진행될 수 있겠네요. 긍정적으로 낙관해도 되겠네요?

◆ 신기욱> 과연 그게 정말 잘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가 있죠. 왜 그런가 하면 이게 혼자 하는 게 아닌데요. 아시는 대로 지금 우리 조셉 윤 대사라든가 국무부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분들도 떠났고. 그다음에 워싱턴 얘기 들으면 트럼프가 틸러슨이라든가 맥매스터 보좌관이라든가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거고. 그다음에 의회라든가 워싱턴 내에는 이런 트럼프 식의 이런 행동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가 많기 때문에 과연 트럼프가 생각하는 대로 갈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하긴 미국이라는 곳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막 모든 걸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니까. 굵직한 결정을 이번에 트럼프가 내리기는 했습니다마는 철저히 의회 중심적으로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에 트럼프 스케줄로 그대로 간다고 하기에는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말씀. 지지자들은 어때요? 트럼프 지지자들은 사실은 보수층인데. 이번에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 계획을 얘기한 후에 지지층에서 객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단 말입니다. 어떤 분위기인가요?

◆ 신기욱> 그거는 제가 정확하게 거기 있었던 건 아니니까 전달하기는 좀 그런데요. 아마 이런 건 있는 것 같아요. 아마 트럼프가 자화자찬을 많이 하잖아요. 보통 때도 보면. '이것도 이제 결국 봐라. 내 식으로 하니까 이렇게 됐다'는 얘기를 했고. 이 부분에서는 한국 정부가 잘한 것 같은데 한때 '트럼프에게서 뭔가를 얻으려면 트럼프를 많이 칭찬해 주고 많이 띄워줘야'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 김현정> 어린아이 다루듯이, 어루듯이.

◆ 신기욱> 그래서 이제 이번 특사단도 가서 '공을 우리가 한 게 아니라 당신이 이렇게 한 거에 대한 결과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잘했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지금 트럼프는 기분이 좋아가지고 일단 그냥 이렇게 해 놓은 건데 그거를 앞으로 실무 차원에서 처리해 나가는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작년에 강 대 강 대치 때는 6개월, 12개월이면 대화 국면으로 간다는 얘기를 했는데. 반대로 특히 한국의 분위기를 보면 금방 그냥 정상회담 두 번 하면서 뭔가 돌파구(break-through)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그거보다는 저희가 조금 더 차분하게 페이스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
◇ 김현정> 어떤 부분을 제일 우려하세요?

◆ 신기욱> 지금 사실은 갈 길이 굉장히 멀죠. 왜냐하면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북한이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갖고 지금 움직이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정상회담도 사실 4월도 제가 볼 때는 빠른 느낌이 있고. 5월도 마찬가지인데 과연 이제 북한의 페이스에 따라서 우리가 갈 건지 아니면 한국과 미국이 한 팀이 돼서 서로 페이스 조절을 잘하면서 갈 건지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이 굉장히 좋은 기회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위험요소도 많이 있거든요.

그리고 만약에 트럼프하고 김정은이 만나서 잘되면 좋지만, 만약에 잘 안 됐을 경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가 있고. 또 트럼프 입장에서는 '봐라, 내가 김정은까지 만나서 했는데 결국 안 되지 않느냐. 그러면 남은 거는 정말 군사 옵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또 다른 반전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 대화 국면을 잘 관리하면서 좀 서두르지 말고 조심스럽게 가야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만난다고 능사가 아니라 그러니까 만나서 결실까지 나와야 되는 이 상황까지도 고려하면서 페이스 조절을 하자 이런 말씀?

◆ 신기욱> 만나는 거는 굉장히 좋죠. 방향은 좋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지금까지는 잘해 온 거죠. 미국에서 보기에도 우리 정부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거죠?

◆ 신기욱> 지금까지는 잘해 왔는데 한 가지 제가 조금 조심했으면 하는 건 뭔가 하면 저희가 운전석 얘기도 하고 그다음에 중재자 얘기를 하는데요. 운전대를 잡는 건 좋은데. 잘못 가면 책임을 다 우리가 써야 될 가능성, 위험성이 있고. 저희하고 미국이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비핵화를 위해서 가야 된다는 거를 저희가 좀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 운전대를 왼손, 오른손 하나씩 나눠 잡아야 되는 건가요?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요?

◆ 신기욱> 대통령 임기 초반이기 때문에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한 번 하고 말았지만, 지금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만들면서 앞으로 3년, 4년을 끌고 갈 수 있는 페이스 조절을 우리가 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빙상 게임에 비유를 하면 지금 한 열 바퀴 중에 한 한 바퀴 정도 돌은 것으로 생각이 돼요. 그런데 그 한바퀴도 어떻게 보면 북한 페이스로 간 건데, 저희가 열 바퀴를 다 돌려면 좀 길게 보고 호흡을 잘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말씀이죠.

◇ 김현정>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두 번으로 모든 게 끝날 거다, 마치 통일될 것 같다' 이런 생각하시지 말고 차분하게 긴 안목으로 페이스 관리를 하자 이런 말씀.

◆ 신기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기욱> 감사합니다.

◇ 김현정> 미국의 시각으로 이번 대북 특사단의 방미 그리고 한반도의 돌아가는 상황들 체크해 봤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이세요. 신기욱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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