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평창올림픽을 계기도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대화 국면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남북 대화는 한미 관계와도 직결되는 만큼 여야 모두가 민감하게 반응할수 밖에 없는 주제다.
여권이 주도하고 있는 개헌, 보수 야당들의 묵시적 연대, 부동산 등 실물경제 역시 민심을 흔들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남북대화, 특사단 성과여부에 여야 유불리 갈려
청와대가 4일 대북 특사단을 전격 발표하면서 남북 문제는 6월 지방선거의 향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특사단 방한 이후 성과나 후속 조치를 놓고 여야 간 가장 첨예한 전선이 형성될 전망이다.
청와대 등 여권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무르익은 남북 해빙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이참에 남북 문제에서 가시적인 결실을 맺겠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특사단이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오느냐다.
북미 대화나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성과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비핵화 등에서 결정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이산가족 상봉, 남북 경제.문화 교류 등에서 의미있는 '보따리'를 가져온다면 여당에게 유리할 수 있다.
대북 특사단에 서훈 국정원장을 포함된 것을 두고 비판해 온 보수 야당들은 잔뜩 벼르고 있는 모양새다.
보수 야당들은 인도적 합의 등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오직 직접적인 '비핵화 성과'로만 판단할 태세다. 이 때문에 특사단 방북 이후 보수 야당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이번 특사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임무는 비핵화"며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처럼 핵은 사라지고 선물만 잔뜩 안기면서 가짜 평화의 길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이 특사단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본다면 평창올림픽부터 이어져온 남북대화의 긍정적 요소가 크게 반감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군사 도발을 할 경우 분위기는 급반전할 수 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이미 미국과 사전협의를 통해 특사단을 파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과 여부와 상관없이 여권에는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헌, 지방분권과 연계...여당에게 '꽃놀이패'?
여야가 내용뿐 아니라 시기를 놓고도 치열하게 다투는 개헌 역시 선거기간 내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6월 선거와 동시 투표를 할지를 놓고 국회 본회의에서 표 싸움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3월 본회의 투표를 전후해 유권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개헌의 중요한 내용에 지방분권과 기본권 강화 등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논의 구도 자체가 여당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정부가 하든 국회가 하든 국민투표 발의안이 부결 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 분권을 반대하는 모양새가 돼 한국당에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헌 이슈가 야당의 정권심판론 입지를 좁히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당은 여권이 선호하는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해 '제왕적 대통령 문제를 해소할수 없다'며 분권형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통령 권한을 얼마나 줄이고, 국회 권한을 얼마나 늘릴지 등에 대한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동시투표가 이뤄지면, 여권 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투표장에 나오면서 야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게 여야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수 야권연대, 수도권 선거 판 흔들수도
보수 야당들이 쓸수 있는 카드는 선거 연대다. 이는 대부분 불리한 정치 지형에서 범여권에서 활용했던 방안이다. "보수 대 진보의 1대1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며 여당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 여기다.
표면적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모두 선거연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특정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고 연대한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부담이고, 바른미래당은 역시 차별화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당에 손을 내밀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별 후보에게 단일화 여부를 맡기거나 특정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는 주고받기식으로 연대의 고리를 만들수 있다.
이럴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이 수도권이다. 서울 시장으로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로는 한국당 소속인 남경필 지사가 나오는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여당이 주력하고 있는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도 묵시적 야권연대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수 야당에서 각각 후보를 내면 야권 분열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등 정책 실패땐 야당 '반사이익'
모든 선거에서 어러운 경제 사정은 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무능한 정부여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울 수 있어서다.
6월 선거도 여러 경제변수가 남아있다. 여권이 일시적 고용 악화 우려 등 최저임금제의 부작용을 놓고 진땀을 뺐듯이, 정부의 경제 정책은 선거를 앞두고 도마위에 오를 공산이 크다.
야당은 미국의 통상 압력이나 경제 침체 등 국내외 변수를 파고들며 공격의 재료로 삼을 수 있다.
고질적인 경제 문제인 불안한 부동산 시장도 여권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청와대 등 여권 고위직 인사들이 앞다퉈 강남 고가 주택을 팔면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소는 여전히 잠복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