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교 총기참사, 총격범 고의로 화재경보기 작동...계획범행 정황

미 플로리다 주의 한 고교에서 총기를 난사 17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니콜라스 크루즈(19). (사진=미 브로워드 카운티 구치소 제공/Photo via Broward county jail)
미 플로리다 주의 한 교고에서 17명이 사망한 총기 참사는 이 학교 퇴학생인 19세 니콜라스 크루즈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과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총기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인 14일(현지시간) 오후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는 화재를 알리는 비상벨이 울렸다. 화재 경보를 듣고 학생들이 복도로 뛰쳐나오자 무차별 총격이 시작됐다.

플로리다 주가 지역구인 빌 넬슨 연방 상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 크루즈가 화재경보기를 작동시켰다“며 ”확실히 준비된 범행“이라고 말했다. 크루즈는 당시 연막 수류탄을 터트리고, 방독면까지 준비해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차별 총격을 벌인 크루즈는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 무리에 섞여 자신도 학교 밖으로 나와 도주했다. 이후 학교 보안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이 그를 학교 인근 지역에서 체포할 때까지 1시간 동안 도주 상태에 있었다.

크루즈의 SNS에는 칼과 총기와 관련된 사진과 글이 대부분이고, 자신의 가방에 총탄을 넣고 왔다가 학교에서 쫓겨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기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였다는 것.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유튜브에 니콜라스 크루즈라는 이름으로 “나는 전문적인 학교 총격범(professional school shooter)”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도 올라왔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일으킨 크루즈가 이 동영상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당 동영상이 미 연방수사국(FBI)에 신고된 것으로 확인돼 FBI가 수상한 내용을 신고받고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대해 FBI는 제보를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유튜브 메시지에는 범행 시간이나 장소, 게시자의 신원 등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데이터베이스 검색 등을 통해 조사는 했지만 게시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크루즈는 이날 17명에 대한 계획 살인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출두했으며, 브로워드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