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김승우는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자신에 대한 세간의 시선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는 듯,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이 작품을 선택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연극을 배우의 예술이라 하는데, 20여 년 연기하며 들통 나지 않았던 연기 실력이 들통 날까봐 겁이 나 무대에 서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출연을 선택한 건 TV 데뷔작에 자신을 캐스팅해 준 황인뢰 감독 때문이었다.
김승우는 "황 감독님에게 제안 받았을 때 속으로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틀 뒤 감독님을 만났는데 심지어 희곡도 마음에 들었다. 브로드웨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라고 하니 내가 운이 좋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연극 연기는 그동안의 연기와 결이 달라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김승우는 재미있었다고 고백했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주변에서도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 힘듦을 재미가 이겨버렸다. 이래서 연극을 하는 구나, 같은 연기가 아니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이미 두 차례 공연한 탓인지 프레스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여유가 느껴졌다. 그는 “제 목표는 동아연극상 신인상이다”고 반 농담 반 진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승우의 진짜 바람은 사실 이것이었다.
“저 녀석(김승우)이 왜 무대에 왔을까라고 하는 시선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연극이 끝날 즈음엔 저 녀석 무대에서도 꽤 잘하는구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연극 '미저리'는 인기소설 <미저리>의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담으며 심리적 공포뿐만 아니라 긴박함 넘치는 전개로 사랑받은 브로드웨이 최초의 서스펜스 스릴러 연극이다.
스티븐 킹 원작의 동명 소설과 영화를 통해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명작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첫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초연이다. 김승우와 함께 김상중과 이건명이 폴 역으로 트리플 캐스팅됐다. 애니 역은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가 마을 보안관 버스터 역은 고인배가 맡았다. 공연은 4월 1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