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스피디움은 북한 응원단이 도착하기 전, 전문가를 초청해 직원 150명을 상대로 남북 문화 차이를 설명하는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모든 직원에게 '주의할 표현' 20개를 정리한 자료를 배포했다. 익숙한 단어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표현도 있었다.
화장실은 '위생실'로, 화장지는 '위생종이'로 부르는 것은 이해가 쉽다. 도시락을 '곽밥'으로, 흡연실은 '담배칸'으로 표현하는 것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이프를 '밥상칼'로, 스위치를 '전기여닫개'로 부르는 것은 다소 생소하지만, 외래어를 지양하려는 의지는 충분히 공감된다.
하지만 볼펜을 표현하는 '원주필'부터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볶음밥을 '기름밥'으로 표현하는 것도 생소하다. 채소의 다른 말 '남새'도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쓰지 않는 단어라 낯설다. 우유를 굳이 '소젖'으로 부르는 것도 공감은 어렵다. 베란다는 적절한 우리말을 찾지 못했는지 '내밈대'라는 생뚱맞은 표현으로 대신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에 뜻이 다른 단어도 많지만, 특히 부사나 형용사, 감정표현 등이 완전히 달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일 없습니다'인데 이는 '감사하다. 괜찮다'라는 완곡한 거절 표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감정표현으로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밖에도 북한에서 쓰는 '인차'는 '금방, 곧'이라는 표현이지만, 상황에 따라 긍정, 부정적인 표현에 모두 쓰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또 북한말 '아글타글'은 '열심히'를 뜻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7일 방남한 북한 응원단 280명은 8일 북한 선수단 입촌식과 10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 응원 등 일정을 소화했고, 13일에는 강릉 경포대와 오죽헌 등을 돌며 방남 이후 첫 나들이에 나섰다. 이들은 오는 26일까지 인제스피디움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