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기술 유출 심각…조선업 회복기 대비 고용유지 절실"

[인터뷰] 생존여부 갈림길에 선 중형조선소




-선사들 "정부정책 보고 판단"…작업 미뤄
-경남 조선업종 종사자 45%..지역경제 사활
-고용보장되는 중형조선소 살리기 대책 나와야
-각종 청신호...올해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
-숙련노동자들 중국, 인도, 일본으로 빠져나가
-기술적 노하우도 해외로 유출 확인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김정광 위원장 (조선산업살리기 경남지역공동대책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



◇김효영: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산업현장 방문지로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선택했고, 그 자리에서 올 1분기 중에 조선 산업 혁신 성장 방안을 마련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한 달여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전문가 의견 들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선산업 살리기 경남 지역 공동 대책위원회 김정광 상임 집행위원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정광: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지난주 국회에 다녀오셨죠?

◆송제영: 예. 중형조선소 회생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고용이 보장되는 중형조선소 회생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국회를 다녀왔습니다.

◇김효영: 대표적인 중형조선소가 STX와 성동조선인데, 현재 어떤 상태입니까?

◆김정광: STX같은 경우는 반 이상이 순환 휴직 중에 있고요. 성동조선은 99% 정도가 휴직에 들어갔습니다. 야드가 텅 비어있다고 보면 되죠.

◇김효영: 수주를 꽤 했다고 들었는데 아직 일감이 없나 보네요?

◆김정광: 성동이나 STX조선이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은 받았지만,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대체로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빨라도 올해 말 정도 돼야 공장이 돌아갈 것 같고요.

성동조선 같은 경우에는 RG발급을 받고 작업을 시작하려는데 선주 측이 '일단 정부의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 작업을 보류하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일을 못 하는 겁니다.

◇김효영: 선사들이 한국 정부의 정책을 보겠다고 미루고 있군요. 그러면 정부정책의 핵심은 뭐라고 보십니까?

◆김정광: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남 지역에 조선 관련해서 밥은 먹고 사시는 분이 45%가 넘는다는 연구자료가 있습니다. 그만큼 경남은 조선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보셔야 합니다. 반드시 지역경제를 위해서 살려야 하는 것이 있고요.

두 번째는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입니다.
STX만 하더라도 지금 17척 수주돼 있는 RG발급이 나와 있는 물량을 건조하기 위해서도 지금 현재 인원이 유지되지 못한다면 배를 못 만든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필요할 때 쓰고 필요하지 않을 때 버리는 그런 도구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고용이 완전히 보장되는 그런 중형 조선소를 살리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김효영: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시각이 좀 다르지 않나요?

◆김정광: 작년 11월에 있었듯이 회사가 적자 회사냐, 이익을 남기는 회사냐. 이런 극단적인 이 기준으로 보면 사실 청산 가치가 높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뿐만 아니라 조선 전문가들도 말하듯이,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완만하지만 세계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고, 오랜기간 배를 건조한 기술력이 우리나라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종의 투자개념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길게 보면 '올해를 어떻게 잘 버티느냐'가 그동안 저희들이 세계에서 배를 건조하는 유수의 나라로 가기 위한 견딜 수 있는 마지노선이 아닌가 해서 일 년 정도 견딜 수 있는 노력을 한다면 무리 없이 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김효영: 지금도 금융권에서는 STX와 성동조선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없앨 것인가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지요?

◆김정광: 네. 삼정회계법인에서 현장 실사를 완료한 것이 확인됐고요.
저희들이 확인하기로는 설 전후에 현장 실사와 더불어서 의견을 추가한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인 것이 확인됐습니다.

◇김효영: 조선업 활성화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어느정도 확인이 됐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는 금융권은 국책은행이죠?

◆김정광: 그렇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되겠죠.

◇김효영: 국책은행이라면, 정권의 정책방향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 관례 아닙니까?

◆김정광: 저희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고요. 그래야만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냐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다면, 국책은행이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서 두 조선소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이고. 그 다음에는 처음에 강조하신 고용보장이군요.

◆김정광: STX같은 경우에 부산에 있는 공장, 그리고 경상남도 고성에 있는 공장을 팔아서라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을 세운다는 말이죠. 그뿐만 아니라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액 연봉도 슬림화시켜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는데요.


그렇다면 실제로 배를 만드는데 노동자들은 숙련 노동자입니다. 지금 현재 수준의 배를 만들기 위해서도 유지가 돼야 한다고 보입니다. 현장에서는 사실 확충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더 많습니다.

◇김효영: 지금 일손도 부족하다?

◆김정광: 그렇습니다.

◇김효영: 그런데 이런 이야길 하면, ‘그동안 잘 먹고 잘살던 노동자들 어려워졌는데 왜 우리 세금으로 국책은행에서 거액을 들여서 이 사람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냐’는 반응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김정광: 그동안 조선산업을 이 위기로 몰아넣은 데 있어서, 전임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의 부재 때문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국책은행과 연계돼 있는 방만경영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보면 노동자들이 모든 책임을 떠 안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보입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동안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 있는 물량도 쳐내기 곤란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물량팀이라고 합니다만 이런 사람들을 다시 취업시켜 일을 시킬 텐데요. 이렇게 되면 안전 사고 문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작년 하반기에 안타까운 사고도 있듯이요. 이런 모든 것들이 연관돼 움직이기 때문에 고용문제는 확실히 유지되고 보완이 돼야 한다는 것이 저희 주장입니다.

◇김효영: 지금 이미 많은 분이 회사를 떠났죠?

◆김정광: 네. 성동조선만 하더라도 60% 이상이 현장을 떠난 상태입니다. STX조선도 60% 정도가 이직한 상태입니다.

◇김효영: 앞으로 조선 경기가 다시 회복되고 활성화 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물량을 감당할 필요한 노동자의 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김정광: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10만 명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STX조선만 놓고 보면 잘 나갈 때 3,000명 정도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730여 명 밖에 없습니다.

◇김효영: 3/4 이상 줄어들었네요.

◆김정광: 단순 비교해도 배를 만드는 것이 곤란한 수치입니다.

◇김효영: 10만 명 말씀하셨는데 이미 그것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네요. 전문가들은 해외로 우수한 인력이 유출되는 걱정을 하시던데.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습니까?

◆김정광: 네. 배를 만드는 숙련 노동자들이 중국, 인도 심어지는 일본으로 빠져나가면서 고급기술자 유출되는 것이 있고요. 또 하나는 배를 만드는 기술적 노하우도 해외로 유출 되는 것이 확인됐고, 그 숫자는 상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김효영: 혹시 정치권에서 중형조선소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정당이 있습니까?

◆김정광: 저희가 중형조선소 정상화 대정부 건의안을 가지고 경남에 있는 16분의 국회의원, 그리고 선관위에 등록돼 있는 7개 도당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는데요. 1월 31일에 취합해 보니 전체 16분의 국회의원과 광역시, 군 의원 모두가 참여를 하셨습니다.
2개 중형 조선소를 살려달라는 의견이 일치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효영: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습니까?

◆김정광: 노동자들이 막무가내로 고용을 보장해 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 경제 그리고 지금 배를 만들기 위한 준비하고 있는 노동자를 봐서라도 반드시 고용이 보장되는 중형 조선소 회생 정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확인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지켜보도록 하고요.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정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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