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사회복지법인인 열매나눔재단과 SK에너지가 함께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충남 교육연구소'는 교육이 필요한 농촌 지역에 인력을 배치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는 사회적 서비스를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케이터링 사업도 하는 '오가니제이션 요리'는 청소년과 여성 결혼 이민자, 경력 단절 여성 등이 함께 일하는 공동체 회사로 역시 사회적 기업이다.
어느 나라든 "시장 경제와 공공 영역의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고 호혜와 협동의 원리로 운영되는 제3의 경제 영역이 존재한다. 이 영역은 제3섹터, 시민사회, 사회적 경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의 사회적경제 기본 법안에 대한 의견서 중)
이런 영역에서 이윤 추구를 하되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정부가 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착한' 기업이 사회적 기업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집계를 보면 2007년 제정된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인증받은 사회적 기업은 현재 서울 324개, 경기도 316개 등 전국에서 1,877개가 활동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기업들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8일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향후 5년간 3천억 원의 '사회가치기금'을 조성해서 자금 중개 기관을 통해 사회적 기업들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금융은 태동기"여서 정부가 일정 부분 주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회적 기업이나 금융 분야에서 오래 활동을 해온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은 환영하면서도 관 주도 방식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은 "사회적 금융은 사실 영국 등 외국 사례를 보면 정부의 한계 때문에 민간에서 시작된 것이다. 민간이 이니셔티브를 갖고 가는 게 맞는데 지난 10여 년 동안을 돌아보면 정부가 주도해와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관료적 운영이나 의사결정구조의 문제, 책임의 문제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사회적 문제는 때로 유연성을 필요로 할 수 있는데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미소금융'의 사례를 들었다.
미소금융은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소액의 정책자금 대출제도다.
미소금융이 등장하기 전에 민간에서는 사회연대은행을 비롯해 소액을 무보증, 무담보로 대출해주면서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던 마이크로 크레딧(micro-credit,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이 대표적) 기관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이런 마이크로 크레딧 기관들은 대기업과 금융회사들로부터 재원을 협찬받아 운영되고 있었으나 정부 기구가 운용하는 미소금융이 등장한 뒤 이런 재원을 모두 빨아들이는 바람에 대부분 고사해 버렸다고 이종수 이사장은 설명했다.
반면 미소금융이 제대로 취약계층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다"고 이 이사장은 말했다.
이 이사장은 "야구장에선 선수가 뛰어야지 감독이 뛰어선 안된다"며 "과거 경험을 돌아보면 공적 영역이 민간 영역으로 들어오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좋은 일이지만 민관이 역할을 적절하게 나누고 특히 기금의 실질적인 운영은 민간이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경영학부 박창균 교수는 "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 게 돈 만드는 것이니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기금을 어떤 곳에 지원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임대주택 공급이나 장기요양시설 운영 또는 공공 수송분야 등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영역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당장은 없지만 곧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기업에 기금이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의 관건은 결국 자생력"이라면서 "돈을 벌어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없이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기금을 쏟아 부는다면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