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폭스뉴스등은 3일(현지시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원상복구 조치에 착수했으며 영변에서 활동중인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북핵 불능화팀이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지 않는등 10.3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고 원상복구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시설 복구관련 뉴스에 대해 ''핵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합의가 우선''이라는 기존의 입장만을 거듭 확인했다.
존드로 대변인은 ''미국과 6자회담 참가국은 그동안 북한측에 신뢰할 수 있는 핵검증 체계를 요구해 왔다''면서 ''핵검증이 이뤄진 후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현 단계에서 무슨 일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행동대 행동의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도 지난달 북한의 핵시설 복구 가능성 언급에 대해 ''6자회담을 퇴보시키는 것이며 북한의 약속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선(先) 검증체계 합의, 후(後) 테러지원국 명단삭제''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시설 복구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임기말에 접어든 부시 행정부로서는 외교적 성과물이었던 북핵협상이 자칫 중단될 경우에 따른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북한이 핵시설 복구 작업에 전격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국은 6자회담 참가국을 압박하기 위한 ''상징적 제스처''인지 실제 ''핵무기 생산의지''를 보인 것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지난 6월 냉각탑이 폭파해체된 영변 5MW 원자로에 대한 불능화 조치는 현재까지11개 가운데 8개가 완료됐으며 폐연료봉 인출등 3개 조치가 남아있는 상태다.
한편 북한이 이날부터 시작한 핵시설 복구 작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시설의 원상복구 작업에 들어가면서 핵검증을 둘러싼 북-미 양국간의 갈등이 다시 첨예화될 전망이며 6자회담도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