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년 전에도 같은 문제로 홍역을 치른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한 자원봉사자는 1일 페이스북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유급인력에게 욕을 듣는 등 하대를 당했다"며 "우리가 유급인력들의 하청업체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지금 당장 봉사 포기하고 싶지만 너무 억울해서 자꾸 오기가 생긴다"며 "며칠 전까지 자원봉사를 하게 돼 설레던 내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워 포기를 못하겠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봉사하러 왔지 무시당하러 온 게 아니다", "절대 그냥 넘어가지 마라" 등의 댓글로 거들었다.
◇ 올림픽 준비서부터 불거진 갈등 '터질 게 터졌다'
이러한 갈등은 1년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지난해 3월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테스트 이벤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대학생 A(22·여) 씨도 비슷한 또래의 유급인력에게 욕설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A 씨에 따르면 당시 A 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3, 4시간 가량 아무런 지시도 받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서 떨고 있었다.
한참 지나서야 이 모습을 본 담당 매니저는 미안해하기는커녕 "밥 먹었으면 빨리 빗자루로 눈부터 치워야지 뭐하고 서있느냐"고 핀잔했다.
된서리를 맞은 A 씨와 동료들이 매니저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일을 하던 그때 뜬금없이 한 유급인력 직원이 다가와 "뒷담화하지 마라. 미친X들 아니냐"며 반말로 으름장을 놓았다
A 씨 등이 '갑자기 왜 욕을 하느냐'고 응수하자 해당 직원은 "너희들이 욕이 안나오게 해야 (욕을) 안 한다. 자원봉사하러 왔으면 일이나 똑바로 할 것이지"라며 계속해서 언성을 높였다.
이후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로 선발, 사전교육에 참석한 A 씨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직위 관계자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본 대회에서도 달라진 건 거의 없었다. A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결국 똑같다. 설마 했는데 이런 대치 상황이 또 벌어졌다는 걸 보니 봉사현장 투입을 앞두고 마음이 좋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직위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원들에게 관련 공지를 내리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직위는 이 문서에서 '함께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이 최선이다'거나 '봉사자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라' 등 추상적인 방법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자원봉사자는 여러분의 업무를 함께 나누는 동료'라고 교육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이야기해도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일선 현장에서 갈등이 있었던 건 유급인력과 자원봉사자 사이에 업무분장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라며 "올림픽 들어 근무시간, 강도 등으로 차등을 두거나, 특히 봉사자 스케줄링을 모니터링해 배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