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 책임인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국민안전 3대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밝혔지만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청와대는 화재 발생 보고를 받은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위기관리센터에 상주시키며 상황을 지휘했다.
문 대통령은 인명피해가 늘어가자 직접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하려 했지만, 참모들의 만류로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추가 피해 확산 방지를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사망자 수가 10여명으로 확대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 수가 증가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30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스러졌고, 당시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에 문 대통령은 격노했다.
또 청와대의 늑장대응과 해경 등 국가기관의 무능력을 성토하면서 "국격도 함께 침몰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9대 대선 기간에도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을 떠올리며 "고맙고 미안하다"는 뜻을 자주 피력했다.
또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 의미가 없다. 국민 모두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12월 영흥도 낚시배 전복 사고로 15명이 숨지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밀양에서도 37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청와대는 긴장하고 있다.
잇따르는 사고에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냐는 책임론이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건을 공개하면서 국가재난 컨트롤타워가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국회 출석 발언에 맞춰 사후에 조작됐다며 청와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자살예방, 교통사고, 산업재해 감소 등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확정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강조했지만, 대형 인명피해 발생으로 이마저도 빛을 잃었다.
청와대는 사고 수습과 화재원인 규명 그리고 재발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추진 등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에 국정지지율이 일부 동요하는 가운데 이번 대형 참사 역시 추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