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전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이유를 두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측근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장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서, 청탁의 목적으로 특수활동비를 (이 전 의원에게) 갖다 줬다고 압수수색 영장에 그렇게 기재가 돼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회의에서 "그 무렵에 원 전 원장이 나한테 '힘들어서 (국정원장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내가 남북관계와 국내 상황을 얘기하면서 '남은 기간을 다 마쳐달라'고 해서 원 전 원장이 계속 하게 된 것"이라며 "그 자리에 오래 있고 싶다는 청탁을 하려고 돈을 갖다줬다는 건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이 측근은 김윤옥 여사 측에 국정원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생각은 '의혹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검찰 수사를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며 전면에 나선 이 전 대통령은 이날은 별다른 입장을 내진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또 다른 측근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게 입장"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처럼 확전을 자제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는 있지만, 측근들의 발언에는 내부적으로 격분한 분위기가 그대로 녹아있었다.
이 전 대통령 측 한 인사는 통화에서 이 전 의원 수사에 대해 "장세동(전두환 전 대통령의 최측근·전 국가안전기획부장)도 2번 이상 수사하지 않았다"며 "이 전 의원은 수감생활을 하다가 눈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서, 사실상 실명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축은행 비리, 포스코 비리 의혹에 이어 세 번째 검찰 수사가 이뤄지는 데 대한 반발이다. 이 인사는 "검찰이 무슨 중계방송하는 것도 아니고, 이래도 되는 거냐"고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MB정부 핵심인사 2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