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의 수도권 한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최근 매대에 물품 진열을 준비하다가 깜짝 놀랐다. 물류 상자 안에서 작년 8월에 반품된 '순수한면' 제품을 발견한 것이다.
제품에는 '반품 TAG' 까지 그대로 붙어있는 상태였다. 지난해 8월 생리대 파동 당시 반품된 제품이었다.
A씨는 "당시 안전성 문제로 반품된 줄 알았던 생리대가 아직 폐기되지 않은 채 다시 들어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측 관계자는 "회수한 뒤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을 식약처 조사에서 안전하다고 하자 재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해 9월과 12월 두 번의 전수조사를 한 바 있다. 식약처는 당시 "유해물질 검출량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당시 조사에서는 생리대에서 검출될 수 있는 프탈레이트, 다이옥신 등 기타 화학물질에 대한 조사는 빠졌다.
식약처는 이들 물질에 대해서는 올해 5월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결론적으로 부작용에 대한 조사가 100%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반품 받은 해당 제품을 유통업체가 재판매하려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유통사도 할 말이 있다는 입장이다.
올리브영 측 관계자는 "식약처의 2차례의 조사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제조사측에 일괄 반품 처리를 요구하기가 곤란한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생리대 논란으로 제조사 측이 수십억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있다.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무조건 반품 처리했다간 자칫 '유통사 갑질'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사인 깨끗한나라 측은 "당시 개인 소비자든 유통사든 환불을 원하면 모두 환불해 줬으며, 반품된 제품은 전량 폐기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유통사 측이 반품을 원하면 제조사 측에서 거절할 수 없다는 거다.
문제는 식약처 조사 결과 이후에도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생리일 감소 및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부작용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속출했고, 소비자들과 깨끗한나라 측의 소송도 아직 진행 중이다.
소비자들은 유통사들의 꼼수라며 반발하고있다.
대학생 김 모(23)씨는 "반품됐던 상품임을 아는 소비자도 별로 없을텐데, 눈속임이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모(27)씨는 "지난해 생리대 파동이 크게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논란 후 반품된 제품을 다시 판매하려 했다니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