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 "퇴진 절대 없다, 경영으로 평가해 달라"

[노컷 인터뷰]

최남수 YTN 사장이 18일 오후, CBS노컷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권교체 후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된 조준희 사장이 자진사퇴한 이후, 가장 빠른 '재정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던 YTN이 또 다시 혼란을 겪고 있다.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은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최 사장은 1995년부터 YTN 경제부 차장을 지내고 이후 YTN을 떠났다가 2005년에 다시 와 경영기획실장과 경제부장을 했다. 2008년 YTN을 떠나 지난해까지 머니투데이방송(MTN) 보도본부장과 대표이사를 하다 지난달 28일 YTN 사장으로 취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이하 YTN지부)는 후보 시절부터 최 사장이 과거 회사를 2번 떠난 점, YTN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끌 적임자가 아니라는 점, '합의 파기'로 인한 신뢰 상실, 언론관과 여성관 논란에 따른 자질 부족 등을 이유로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 사장은 18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적 방식으로 사장이 된 제가, '출근저지'라는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퇴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노사 관계가 극한으로 치달아 원만한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저에 대한 우려와 걱정 많이 있지만 한 번도 저를 보여드릴 시간을 갖지 못했다"며 "1년 반 동안 정의로운 공정방송을 하고 경영적으로도 단단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남수 YTN 사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 인터뷰에는 최남수 사장의 입장만을 옮겼다. 노사 간 대립하는 쟁점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8. 1. 8. '합의 파기' YTN, 당사자들 대립하는 쟁점은)

▶ 인터뷰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밝힌 이유는.

아무래도 노조(YTN지부) 입장은 매체들에 많이 나오는데 저는 언론사 사장임에도 저를 이해시키기가 어렵더라. 그동안 취재한 내용에 대한 코멘트는 해 왔지만, 인터뷰를 하게 되면 현안 전반을 얘기할 수 있고 제 생각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어서 하게 됐다.

▶ 노조의 출근저지로 제대로 출근 못하고 있는데 사장으로서 업무를 어떻게 하고 있나.

출근만 못할 뿐이다. 물론 이런저런 차질이 생긴다. 일상적으로 (구성원들과) 스킨십하면서 중요 업무 논의도 해야 되는데 지금은 아주 중요한 것만 챙기고 있다. 오늘은 노조가 찾아오는 바람에 마케팅전략회의를 하지 못했다. 밖에서 하는 회의조차도 못하게 하는 건 조금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유감스럽다.

▶ 밖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는 말인가. 최근 실·국장 신년회를 했다던데.

정상적으로 결재를 안 하면 회사가 마비되지 않나. (직원들) 상여금도 줘야 되고 외부 업체 자금도 줘야 한다. 필수 결재를 하고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지 못해 불편하다. 매번 간부들을 부르기가 미안하고. 지난주까지 업무보고를 받았다. 받아보니 YTN 경영 내용도 사업 구조도 참 좋더라. 제 사업적 아이디어를 붙이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신년회는 '파이팅해서 올해 잘해보자'는 시간이었다. 최근 회사 상황에 대해 간부들 의견 듣고 제 입장도 밝혔다. 간부들은 노조와 협상의 문을 열어 (합의를) 잘 타결해 달라고 했고, 저도 앞으로 좋은 합의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적 방식으로 사장이 된 제가 출근저지 같은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서 퇴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으니까 간부들한테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 달라고 했다. 제가 아니라 회사의 가치와 미래를 보고,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의 최남수 사장 출근저지가 이루어졌다. 맨 왼쪽 아래가 최남수 사장, 마주보고 있는 사람이 박진수 YTN지부장 (사진=김수정 기자)
▶ YTN 사장 공모가 2번 치러졌다. 1차 공모(2017년 6월)에는 안 나섰다가, 2차 공모(2017년 10월) 때 지원했다. 출마하게 된 이유는. 누군가 출마를 권유한 사람이 있나.

밖에 있으니까 잘 몰랐다. 1차 때는 노종면 씨가 (사장이) 되는 줄 알았다. 상징성 있는 사람이라. 여름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다가 9~10월 접어들며 YTN이 혼란 속에 있다는 걸 알았다. 다수의 (YTN) 후배들이 연락 오고 찾아왔다. MTN에서도 경영성과가 좋았으니까 같이 회사를 잘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10월 20일이 공모 마감이었는데 끝까지 고민했다. 작년 초 MTN 사장을 연임해 굳이 위험하게 직장을 옮길 필요는 없었다.

생활인으로서 큰 고민이었는데, YTN이 혼란 속에 있는 게 안타까웠다. 과거 경영기획실장으로서 경영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했을 만큼 YTN을 잘 알고, 현재 차장급 이상 간부들도 대부분 안다. 경영에는 자신이 있어서 지원해도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큰일에는 원래 리스크가 있지만, 정부도 과거와 달리 공정인사 방침을 밝혔으니 한 번 해 볼 만하겠다 싶었다. 막판에 결단을 하고 지원했다. 좋은, 정의로운 공정방송을 하면서도 경영적으로 굉장히 단단한 회사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그런 꿈, 자신감과 신념이 있었다.

▶ YTN이사회가 왜 본인을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생각하나.

제가 듣기로는 경영계획서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을 들었다. 면접 때도 제가 생각한 대로 답을 잘 드렸던 것 같다. 경쟁자가 고광헌 전 한겨레 사장, 우장균 YTN 취재부국장이었다. 고 선배는 훌륭한 언론인이지만 방송을 잘 모르시고, 한겨레 사장을 했던 시기도 좀 지나 있었다. 저는 방송을 좀 알고 최근까지 업데이트된 상황을 잘 아는 걸 좋게 봐 주시지 않았나. 우 기자도 훌륭한 해직기자이고 방송을 잘 아신다. 방송 경영자도 많은 스트레스를 겪으면서도 정확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저는 7년 부사장-3년 사장으로 임원으로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MTN을 3년 연속 영업이익률 10%를 내는 건실한 회사로 성장시켰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상대적인 장점을 봐 주신 것 같다.

▶ 노조는 YTN이사회 내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인사들이 최남수 씨를 사장으로 결정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누가 내려보냈냐는 소리도 나온다.

(2차 공모 과정에서) 한 번도 불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적이 없지 않나. 만약 그게(이사진 구성이) 문제였다면 먼저 문제제기했어야 한다고 본다. 우장균 후보도 나오지 않거나. 이사회가 결승전이라고 한다면 예선, 준결승, 결승전까지 다 치르고 나서, 희망하는 결과가 아니라고 뒤늦게 불공정하다고 하는 것은 선후가 바뀐 것이다.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 12월 27일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 박진수 YTN지부장과 3자 합의를 맺고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에 최종 선임됐다. 그런데 취임 후 보도국장 내정자를 기존 노종면 부장에서 송태엽 부국장으로 바꿔, 합의 당사자 양쪽이 '합의 파기'라고 질타하고 있다. 그간의 협상 과정에서도 노사 불신과 갈등이 있었는데, 왜 합의를 깨는 결정을 했는지.

그게(보도국장 내정자 유지) 그렇게 중요했다면 문안 합의에 (그 내용이) 들어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문안 합의 끝난 후에 왜 구두로 요구한 것인지 모르겠다. 보도국장을 누구로 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 (구본홍-배석규-조준희 체제에서) 보직 3년 이상 맡은 사람들 인사 보류하는 것도 들어갔으니 보도국장 얘기는 당연히 나왔어야 하는데, 왜 뒤늦게 제기해야 하는지 아쉽다. 서로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

제가 '긍정적으로 노력해 보자'는 얘기를 한 건 분명하지만, 노력해 보는 과정에서의 조건들이 존재했고, 거기서 시각차가 있었다. 여기서 다 공개하긴 어렵다.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셋이 모였을 때 노종면 씨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고, 해직자 중 한 명으로 하는 방향에 대해 같이 노력해 보자고 했다. 노조가 노 후보에 대한 지명 요청을 공개적으로 하면 1월 3일까지 회사에 답을 주겠다고 했지 노 부장을 지명하겠다고 한 건 아니다.

최남수 사장이 지난 8일 노조의 저지로 출근에 실패하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 노 부장을 보도국장에 '지명하겠다'는 것과 '답을 주겠다'는 것이 다른 의미인가.

지명하겠다는 건 확약이고 답을 주겠다는 건 진짜 그렇게 할 건지 안할 건지 알리겠다는 거다. 고민이 깊어져서 늦게 답을 한 건데 합의 파기라고 한다. 정말 중요한 합의는 문서로 남기는 게 중요하다. 구두로 논의된 것도 논의라고 볼 수는 있지만 (이번 일을) 합의 파기라고 보긴 어렵다. 본질적 이슈는 사장의 인사권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다.

송 부국장 지명 당시 보도국장이 인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노종면 씨를 보도국장으로 시킬 수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노 부장은) 11월 17일에 개인적으로 입장을 밝혔고, 그 후로도 인사권은 보도국장이 갖고 사장은 형식적 결재권자라는 의견을 표명해 왔다. 한 사람의 철학이라는 건 바뀌기 힘들고, 혁신 TF 안도 노 부장을 중심으로 한 해직자들이 만들어서 인사권 우려를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개혁적이면서도 (인사권 이슈에서) 안정적인 인물을 지명했다.

▶ 3자 합의 때 보도국장은 해직자 중 한 사람으로 노력해 보겠다고 한 이유는 뭔가.

긍정적인 여지를 드린 건 맞지만 인사권자로서 최종적 답을 준 건 아니다. 정부 인사를 하면 내정된 상태에서도 (최종 인사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여러 변수가 있지 않나. (노 기자를 지명하면 회사를) 너무 큰 혼란으로 빠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송 부국장은) 보수정부 기간에 차별을 많이 받아서 제대로 된 보직도 못해 봤다. 해직기자들과도 친하고 노조 신망도 두터운 분이다. 반발이 그렇게 강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노 부장이 굉장히 훌륭한 기자이지만 취재경험은 많지 않다. (송 부국장과는) 복직기자들 전원(권석재·노종면·우장균·정유신·조승호·현덕수)을 부국장단으로 6개월~1년 하다가 노종면 국장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는 논의를 했다. 인사에 대해서도 (송 부국장이) 자유롭게 하라고 했다.

노 부장이 취재부국장이든 혁신부국장이든 해서 송 국장과 호흡을 맞춰 다음번에 나온다면 얼마든지 지명할 용의가 있었다. 중간에 송 부국장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며 드랍(취소)한 것은 저도 마음이 참 아프다. 전 노종면 씨가 무슨 자리를 맡아도 안 된다는 이런 건 아니었다. 좀 늦추려고 했다. 노 부장이 보도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니, 부국장으로서 (송 부국장을 보도국장으로서) 서포트하고 충분히 과정을 거친 다음에 올라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이런 의견을 노조에게 전한 적이 있나.

(송 부국장의) 정견발표 때 얘기하려고 했다. 노 부장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게 아니다. 송 부국장이 경제, 법조 등 경험이 많은데 보직을 한 번도 못 맡아서 기회를 주려 했다.

▶ 노 부장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이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하는데, 1월 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입장문에 노 기자를 언급하며 언론관과 조직관을 문제 삼았는데 왜 그랬나.

제가 지명되고 나서 받은 비판과 매도 수위를 생각해 보면… 그래서 했다는 건 아니다. 사실 저는 지금도 노 부장에 대해서 나쁜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노종면의 '돌파'라는 책이 나왔을 때 본인이 직접 사인해서 주기도 했고 같이 저녁도 먹었다. 여기(YTN 사장에) 응모하면서 (제가) 나쁜 선배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

노조나 해직기자들 본인들이 한 것도 생각해 보라. 저로서도 억울한 게 많지 않았겠나. 조만간 KBS가 정상화되면 YTN 빼고는 다 정상화가 되는데, 지난 일을 놓고 노조가 틀렸다, 내가 맞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지난 일을 가지고 옳음을 다투면 YTN 사태는 자꾸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사장 인사권을 서로 인정했으니 남은 이슈는 보도국장 임명이다. 국장 세운 후 인사를 쭉 이어가면 된다.

최남수 YTN 사장 (사진=박종민 기자)
▶ 언론노조가 최 사장, 김호성 상무를 YTN을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자신과 회사를 흔들기 위한 4가지 투쟁방안을 집중 논의했다며 노 기자의 사적인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어떻게 입수했나. 직원을 사찰한 건가.

취재할 때 취재원을 공개할 수 없듯이… 분명한 것은 기획된 사찰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내용 전체를 공개한 게 아니고, 우리가 봤을 땐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4가지 지침을 놓고 얘기하고 사장 들어와도 지속적으로 비협조한다고 한 게 너무 충격이었다. 노 기자도 (내용은) 인정하지 않았나.

노 부장이 해직기자로서 굉장히 훌륭하고 굉장히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조직인으로서 같이 호흡을 맞춰가는 정상적 궤도로 같이 들어와 줬으면 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했다. 결과적으로 언론노조 고발까지 당하고 보니 좀 유감스럽다. 조사 받게 되면 법률적 방어권을 행사하며 잘 해명하도록 하겠다.

저는 사실 이번 과정에서 회사도 (노조에) 법적으로 대응할 이슈가 많았지만 법으로 가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데 노조가 소송을 걸어와서 방어를 잘 하려고 한다. 회사가 그동안 참아왔던 사안 중역으로 법적대응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볼 수도 있지만, 이것조차도 합의나 협상의 틀로 들어가면 원만하게 잘 풀릴 것이라 본다.

감정이 격해져 서로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저도 굉장히 많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생각하지만 (이걸) 그대로 법으로 옮겨가서 똑같은 싸움을 하면 YTN은 앞으로 어떻게 되겠느냐. 조금 절제했으면 좋겠다.

▶ 노조는 협상 상황에서의 말 바꾸기 등을 근거로 최 사장이 김호성 상무, 류제웅 기획조정실장 등 간부들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임 사장 시절에 역할을 해 오신 분들인데 당사자들은 적폐로 불리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분들을 지지하는 기자들의 글들도 올라왔고. 하지만 두 분에 대한 노조의 요구(자진사퇴)가 워낙 강하다 보니 대승적 차원에서 자리이동을 하겠다고 했다.

상무, 기조실장은 사장이 의견을 청취하는 라인인 건 맞지만 유일한 라인은 아니다. 저도 사장으로서, YTN에 오래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모든 걸 종합해 결정한다. 김호성-류제웅이 최남수의 머리를 지배한다? 그게 가능하겠나?

저는 특히 미디어 임원으로서 조직 경험이 10년이나 되는 사람이다. 9년 전에 떠났지만 YTN에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서 그분들(김호성-류제웅)의 의견을 경청한 후 판단하긴 하나, 그분들이 저를 지배하고 그분들이 시키는 대로 제가 한다? 그건 아니다.

▶ 합의 파기 이후 가장 뜨거운 이슈는 과거에 올린 성희롱성 트윗이다.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다 그렇게 된 것'이라는 해명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있고 안팎 여론도 나쁘다. (* 미디어오늘이 최 사장의 성희롱성 트윗을 최초 보도한 뒤, YTN지부·YTN 여기자협회·언론노조·한국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대한간호협회 등에서 비판 성명이 나왔다.)

특정 직업을 가지신 분들, 여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그 부분과 관련해서 간호협회에서 공식 사과 요구를 해서 제가 어제(17일) 사과문을 보냈다. "과거에 제 개인적인 SNS 활동이 귀 협회와 회원들에게 또 여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SNS는 물론, 다양한 소통과정에 있어서 이번 일을 큰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국민 건강의 중요한 한 축을 맡고 계신 귀 협회와 회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는 내용이다. 그쪽에서도 사과문을 수용했다. 사과 받아주셔서 참 감사하다.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 안 하고 협회장님 만날 기회 있으면 다시 사과드리겠다. 또, 회사 내에서 성평등 조치들을 전향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저 혼자는 못 죽는다"라며 "제가 명예를 지킬지 안 지킬지에 대해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무슨 뜻으로 말한 건가.

공식코멘트가 아닌, 기사화되지 않는 사적 대화라고 생각했다. (해당 기자와) 그 정도의 신뢰 관계는 있다고 생각했다. 정제되지 않은 말이 (기사에) 나가서 황당하다. (이런 보도가 나서) 죽겠다고 한 것이다. (기자 : 워딩 자체에 별 뜻이 없다는 건가) 그렇다.

▶ 어젯밤에 YTN 명의로 공식입장이 나왔다. 본인이 쓴 것인가.

노 코멘트 하겠다.


지난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의 파업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투표자 328명 중 261명이 찬성해 찬성률은 79.57%였다. (사진=김수정 기자)
▶ 그 글에 노조위원장이 현재 YTN 사태에 권력 끌어들이려고 했다는 부분이 있다. 근거는.

본인이 더 잘 알 텐데. 저는 (박 지부장이 그렇게) 얘기하는 걸 들었던 것 같다. 글 안에 들어 있지만 정부가 YTN 선임 과정에도 개입하지 않았고, (제가 지원한 2차 공모 때는) 한 번도 불공정 논란이 나오지 않은 선임 과정이었다. (지금 상태가) 자정 능력에 의해 해결이 되어야지 어느 누구 손을 들어주는 방법으로는 안 된다. 사든 노든 혹시 그런 시각을 갖고 있다면 올바르지 않다는 관점이 담긴 것 같다. 외부의 관여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으니까 노사가 자력으로 해결하자는 의미의 글이었던 것 같다.

▶ 최근 YTN지부가 파업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79.57%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합의 파기'(12/27) 이전에 한 것인데도, 왜 민심이 이렇게 표출됐다고 보나.

참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사실 구성원들하고 스킨십할 시간이 없지 않았나. 저에 대해 좀 확장 해석된 의견들만 나왔다. 아무리 해명해도 안 됐다. 외환위기 때 나간 건 월급 못 받는 6개월을 똑같이 겪고 연수 갔다가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중년의 남성으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구본홍 사장 들어온 시점에 2번째로 나갔다고 하는데, 구 사장은 5월에 왔고 저는 3월 초에 나갔다. 저로서는 탈영병으로만 묘사되는 게 억울하다. 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많이 있지만 한 번도 보여드릴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 본인이 인식하고 있는 현 상황의 핵심이 무엇인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매일 출근할 때 마주치고 오늘도 봤다. 볼 때마다 대화하자, 협상하자고 할 거고, 실무 레벨을 통해서도 'YTN 바로세우기 및 미래발전위원회' 협의를 하자고 하는 중이다. 제3자에게 적극적으로 중재 요청을 할 거다. 서로 마음이 열려야 되는 거니까. 저는 협상할 용의가 언제든지 있으니까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같이 얘기했으면 좋겠다. 현재 해결해야 될 이슈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고 본다. 보도 혁신을 완성해야 하고, 보도국장을 세운 후 조직개편과 인사 혁신 조치를 같이 이뤄야 되는데 이게 올 스톱됐다. 개혁 작업에 빨리 시동 걸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오늘(18일) YTN지부가 '시대정신 역주행 최남수는 누구인가'라는 노보를 냈다. MB 찬양, 재벌 비호, 무노조 경영, 노 전 대통령 조롱, 방송 사유화, 상습 탈영병, 말 바꾸기, 성희롱 여성비하 등을 문제 삼았다. 원활한 대화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나.

역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저는 (사원투표를 통한) 사장 중간평가제 도입하자고 했다. 공모 상태부터 내정, 취임 후에도 계속 노조에게 공격 받았다. 정상 직무를 한 건 1주일밖에 안 됐지만 회사에 들어갈 수가 없다. 실제 최남수가 무얼 하는지를 보여줄 수가 없다.

노사가 합의해서 만든 사추위, 이사회, 주총까지 통과한 사장이면 그분들도 전문가인데 저에게서 어떤 장점을 발견했지 않았나. 확장해석 때문에 괴물 최남수가 만들어져 있다. 사장 임기 중간쯤이 되는 1년 반 동안 정의로운 공정방송을 하겠다. 경영적으로 단단한 회사 만들겠다. 경영 쪽에 할 일이 많아 보도에 개입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보도는 알아서 잘 하도록 하겠다. 그때 저에 대한 평가를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 노조는 MB를 옹호하는 칼럼, 과거의 행적과 발언, 트윗 등 과거에 본인이 보여준 것을 바탕으로 비판하고 있는데 그걸 확장 해석이라고 할 수 있나.

칼럼만 해도 억울하다고 느낀다. 수없이 많은 칼럼을 썼는데 MB 칭송 칼럼 얘기만 된다. 그 시점에서 미숙한 표현이 있었다는 건 사과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부자들이 기부도 많이 하고 세금도 많이 내야 한다는, 경제적으로는 진보적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워런 버핏과 (MB 기부를) 엮어 썼는데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반성한다. 또, 4대강 자체를 칭송했다기보다는 자전거 길이 갖는 장점을 말한 거다. 쓴 글을 평균적으로 보면 MB 정책도 비판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주로 비판을 해서 곤란해진 적도 있었다. 수많은 글을 쓰고 책도 5권이나 썼는데 잘한 건 없고 잘못한 부분만 부각된다.

▶ YTN지부는 최 사장이 보도전문채널의 수장으로서 자질이 없기 때문에 퇴진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다. 현 상황을 풀어갈 방법이 있을까.

노조한테 협상의 길로 가자고 했다. 중재 요청도 하고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단 (노사가)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노사 공히 서로에 대한 불신에 빠져 있지 않나. 보도국장을 다시 한 번 논의해서 신뢰의 단추 하나를 끼우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노조가 얘기하는 적폐들을 간부 시키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다. 보도국장 인사를 상당 부분 존중할 것이다. 업무보고를 받아 보니 YTN은 되게 좋은 회사이더라. 사장이 경영 부문에서 해야 될 일이 많은데 지금 상황이 안타깝다. 보도에서 어떤 콘텐츠가 다뤄지고 있는지 검색하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로 바쁘더라. 경영에 전념하고 싶다. 대신, 보도도 경영을 존중해 달라. 인사 이런 건 믿어주고. 그런 상황이 빨리 당겨졌으면 좋겠다. 취임해서 1주일 근무해서 뭘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성희롱성 트윗은) 논란을 불식시키고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 보도는 기자들이 정의로운 공정방송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게끔 경영을 잘해서 명예를 회복하는 게 제 최선의 목표다. 회사의 장점도 많지만 적지 않은 고쳐야 될 문제점도 보이는데, 그걸 다 알고 있으면서 무책임하게 그만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경영을 잘해서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문제에 대해 회사 명예를 지키고 잘되게 하는 선택을 하겠다.

[기사 수정 : 1월 19일 오후 3시 2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9일 노컷뉴스의 최남수 YTN사장 인터뷰 기사와 관련 아래와 같은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1)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YTN지부는 최남수 당시 내정자에게 인사권을 노조에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2)중재 협상 때 최남수 내정자는 노종면 부장을 보도국장 내정자로 지명하는데 합의했습니다.

3)언론노조는 최남수 사장의 계속되는 거짓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최 사장은 더 이상 YTN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즉각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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