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선정 과정과 각종 의혹에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투명성 확보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데도 대전도시공사 측은 "정서적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법적 문제는 없다"는 앵무새 해명으로 오히려 불신과 의혹을 배가시키고 있기 때문.
대전시가 최근 출구전략 모색에 나섰지만, 그 동안 도시공사와 비슷한 입장을 보인 대전시 해명이 자칫 또 다른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외부 기관 감사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문제는 도시공사나 대전시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신뢰의 문제가 되고 말았다.
사업을 둘러싼 의혹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공모 직전 설립된 신생기업인 하주실업이 2760억 원 규모의 대형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부터 앞선 공모에서 사업을 무산시킨 롯데의 재참여, 롯데와 하주실업 및 지산디앤씨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다.
여기에 시청 내 모 인사가 기업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나돌면서 시청 안팎이 뒤숭숭하다.
무엇보다 롯데의 재참여 과정에서 보여 준 대전시 행정이 특혜 아니냐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6월 롯데와의 계약해지로 사업이 무산된 후 8월 재공모,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재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이러는 사이 대전시는 60%였던 건폐율을 70%로, 500% 용적률과 9층 이하 층수도 600%와 10층 이하로 각각 완화했다.
당초 기업이 부담하기로 했던 터미널 진입도로 건설 예산은 대전시가 부담하기로 했고, 그 동안 토지가격 인상과는 무관하게 터미널 용지를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하기로 했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다는 게 대전시 측의 설명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혜택"이라는 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정동 국장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6월 사업을 무산시켰던 롯데 측이 주사업자로 참여한 하주실업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 무산의 책임은커녕 롯데에게는 특혜 아니냐"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지만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법적 문제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불신과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정동 국장은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당당하다면, 대전시와 도시공사 스스로 감사원 등 외부 기관의 감사를 요청하는 것도 불신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지만, 검토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