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5일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통해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하기로 합의했다.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이다. 지금까지는 2000년 8월 남북교향악단 합동공연 당시 조선국립교향악단 132명이 내려온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삼지연 관현악단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지만 제대로 알려진 정보가 없다. 이번 실무접촉에서 남측 대표단 수석대표를 맡은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북측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한에 알려진 익숙한 북한 예술단은 모란봉악단, 왕재산 음악단, 은하수 관현악단, 공훈국가합창단, 국립교향악단 등이 있다.
그나마 삼지연악단이 삼지연 관현악단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지연악단은 북한 만수대예술단 소속으로 클래식음악 대중화의 선봉장으로 통한다. 2009년 1월 만수대예술단 소속으로 창단, 20대 초반 연주가와 성악가 50여 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실무 접촉 테이블에 앉은 정치용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에 따르면, 삼지연관현악단은 오케스트라는 80명, 노래와 춤 담당 등을 합쳐 140명 규모라고 했다. 이를 근거로 삼지연악단에 모란봉악단 등이 포함됐다는 추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에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관현악단 단장 이름으로 참여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연 내용은 민요와 세계명곡 등으로 구성된다. 이 실장은 “(북측이)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설명을 했다”면서 “우리 측도 순수 예술적인 민요나 가곡, 고전음악 등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 예술단의 남한 공연에서도 비슷한 레퍼토리로 진행됐다. 1990년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에서는 ‘산천가’ ‘영천아리랑’ 등을 연주했다. 남북 예술단이 함께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기도 했다. 삼지연악단의 새해 경축 공연처럼 애니메이션 또는 영화 주제가를 연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대를 모았던 남북 합동공연은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실장은 “이번 행사는 우리 정부 초청에 따라 북측이 대한민국을 방문해 진행하는 일종의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축하공연의 성격”이라며 “오늘 회담에서 공동공연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북한 예술단 공연지를 서울과 강릉으로 확정했다. 서울에서는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롯데콘서트홀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대관 일정들이 잡혀 있어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강릉에서는 강릉아트센터가 물망에 떠오르고 있다.
공연 기간은 개막식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우성 문체부 실장은 "평창 올림픽의 공식 식전 공연은 다 정해져 있다"며 "(북측은) 평창 올림픽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강릉 일원에서 개막날 언저리에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