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이틀째 폭설과 한파로 항공기 운항이 마비되면서 제주공항내 곳곳에서 이용객들은 노숙아닌 노숙을 해야 했다.
24시간 365일 운영되고 있는 제주국제공항의료원에도 평소보다 3~4배 많은 인원인 3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일부는 증세가 악화돼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임산부가 비행기를 기다리다 재입원했다”며 “이분들뿐만 아니라 가슴답답, 의식 저하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 가운데 일부는 제주대학교 병원 등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제주공항 2~3층 여객터미널은 노숙을 한 체류객들로 발 디딛기가 불편할 정도로 붐볐다.
전씨는 “비행기 안에서 3~4살 아이들이 지쳐 많이 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수원에서 온 안소진(57.여)씨는 “무리해서 출발했다 큰 사고도 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불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마 결항된 비행기 기장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밤새 모포를 나눠준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들도 정말 고생했다”고 오히려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공항내 체류객은 2500여명, 이틀째 다른 지방으로 못나간 인원은 7000여명에 달한다.
인천에서 가족들과 관광차 제주를 방문한 김형규(79)씨는 “어제(11일) 오전 11시에 가기로 했는데 비행기 시간이 밤 11시로 연장됐고, 결국 타지 못해 노숙을 했다”며 “하지만 모포와 생수 등을 잘 나눠줘 생각했던 것보다 편안하게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쪽잠을 자던 체류객들은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등에서 제공한 모포와 매트리스를 정리하고 서둘러 예매를 위해 긴 줄을 잇고 있다.
오전 7시30분 부터는 아침식사를 하기 위한 체류객들이 몰리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동났다. 체류객들은 여객터미널에 앉아 라면과 빵 등으로 빈속을 채우며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 아침밥을 먹이기 위한 부모들은 푸드코트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대한항공 2023명를 비롯해 아시아나 1157명, 제주항공 1456명, 진에어 380명, 에어부산 778명, 이스타항공 889명, 티웨이항공 364명이다.
각 항공사는 정기편과 임시편 등 205편을 투입해 12일 하루동안 체류객 수송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전 7시28분 제주항공의 김포행 첫 비행기 출발을 시작으로 비행기가 정상 운항되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 14편의 항공기가 제주에 도착하는 등 하늘길이 차차 정상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