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한 한국인 선수는 8명으로 박찬호가 199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래 가장 많았다. 2017시즌에는 그 숫자가 6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의미있는 도전은 계속 됐다.
2018시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숫자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계약이 남아있는 선수는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3명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오승환과 최지만도 차기 시즌 빅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강정호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에 따른 미국 취업비자 발급 문제로 인해 미국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그들에게는 2018시즌 공통 과제가 있다. 바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쳤던 추신수는 올해 149경기에 나서 타율 0.261, 22홈런, 78타점, 출루율 0.357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붙박이 주전 우익수에서 지명타자를 병행하는 위치로 한발 물러섰지만 규정타석을 채운 팀내 타자 중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팀에 공헌했다.
하지만 2017시즌이 끝난 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추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팀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윌리 칼훈 주니어를 비롯한 팀내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거액의 계약이 남아있는 추신수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2014시즌을 앞두고 7년 1억30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추신수에게는 3년 6200만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
존 다니엘스 텍사스 구단 단장은 최근 MLB닷컴을 통해 "추신수는 생산적인 타자"라며 그를 트레이드 하는 일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텍사스의 2018시즌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현지 언론의 목소리는 더 커질 수 있다. 내년에 만 36세가 되는 추신수는 당당히 실력으로 비평을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류현진에게 2018시즌은 중요한 해다. LA 다저스와 맺은 6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부상 때문에 지난 2시즌 1경기 등판에 그쳤던 류현진은 올해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버텨내며 5승9패 평균자책점 3.77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에 따른 직구 구속의 저하로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구종의 변화와 안정된 제구력으로 자신만의 경쟁력을 찾아나갔다. 2018시즌에는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해 타자들을 더 현혹시키겠다는 각오다.
다저스는 최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브랜든 맥카시, 스캇 카즈미어 등 류현진의 잠재적 선발 경쟁자들을 처분했다. 내년에도 선발 경쟁을 펼쳐야 하는 류현진에게는 일단 호재다.
하지만 다저스는 빅리그 호출만을 기다리는 유망주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 올해 다르빗슈 유를 데려온 것처럼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류현진은 2017시즌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11월 귀국 인터뷰에서 "부상없이 하기면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몸 상태에 100점을 다 줘도 될만큼 팔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몸 컨디션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2018시즌 조금 더 발전한다면 1-2선발급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로테이션에 머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와 류현진과 더불어 2018시즌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한 선수는 오승환이다.
지난해 중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 보직을 차지한 오승환은 올해 1승6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으로 주춤했다. 마무리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세인트루이스와는 사실상 결별했지만 불펜 운영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이미 2년동안 자신의 기량을 검증받은 FA 오승환은 새로운 소속팀을 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최근 MLB닷컴은 오승환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투수라며 불펜 보강이 필요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오승환이 적합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 일부 매체는 오승환이 2018시즌 400만 달러 정도의 연봉에 1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