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아프리카 현지에서 발탁돼 박물관에 온 무용수, 악기 연주자, 조각가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은 2년이 넘는 기간에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월급 약 50만 원을 받으며 일해야 했습니다. 계약서에도 없는 초과 노동을 감내하면서 식비는 한 끼에 겨우 4000원을 받았습니다.
제공받은 숙소는 폐가 수준이었습니다. 난방은커녕, 고향으로 가져갈 선물을 쥐가 다 파먹어버릴 정도로 시설은 열악했습니다. "생활하기 어렵다"고 항의하자 '아프리카 사람이니까 1달러면 하루종일 살 수 있지 않냐'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만이 돌아왔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여당 사무총장이었던 홍문종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어 더 큰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론의 비난이 쇄도하자 부랴부랴 합의서를 작성하고 예술가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그는 당시 고발 과정에서 그를 도와주었던 소영 씨를 비롯한 새로운 동료와 함께, 고향 부르키나 파소의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는 커뮤니티 '쿨레 칸'을 만들어 온몸으로 행복과 인간애를 나누고 있습니다. 동시에 최근에는 한국에서 겪은 인종차별 경험을 담아낸 공연 <데게베>를 통해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엠마누엘 사누는 어떤 사람이고, 그를 한국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아는 사람마다 엄지를 치켜세운다는 '쿨레 칸'은 대체 어떤 모임일까요? 영상으로 꼭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