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은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속도의 문제만 남았을 뿐 앞으로 상당기간 고금리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고돼 왔다. 지난 6월 이주열 총재가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처음 언급한 이후 북한 리스크에 따른 경기회복세 지연으로 미뤄져왔지만 지난 달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은이 이 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세가 완연하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그동안 '경제상황의 뚜렷한 개선'을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었다. 한은은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3%이상으로 보고 있다. 잠재성장률 2.8%~2.9%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3.2%로 상향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현상에 따른 자본유출을 선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향후 금리인상의 속도에 모아져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경기회복세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고 통화정책 방향을 세워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기업과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무차별 작용하면서 긴축의 고통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도 금리인상과 함께 최근 원화 강세와 맞물리면서 다시 위축될 수 있다.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소비심리도 다시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경제지표 개선에도 체감경기는 여전히 미지근한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미 2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10월말 3.5%)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142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특히 취약차주와 한계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고위험 31만5천 가구(지난해 3월 기준)는 시한폭탄이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라갈 때 이들 고위험가구가 2만 5천가구 늘어나는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 상승할 경우 은행과 제2금융권의 차주들의 연간 이자부담은 2조 3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